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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최경환(가운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생각에 잠겨 있다. 2015.12.07 박동욱 기자 fufus@focus.kr |
[부자동네타임즈 조영재 기자] '진박 수장의 귀환'
자타공인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여의도 복귀가 초읽기다. 내년 4월 총선을 대비한 청와대 개각이 21일 단행됐다.
청와대는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유일호 새누리당 의원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이준식 서울대 교수를 내정했다.
대통령은 또 행정자치부 장관으로 홍윤식 전 국무조정실 1차장,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 주형환 현 기획재정부 1차관,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새누리당 강은희 의원을 내정했다.
내각 인사 발표와 함께 장관 자리에서 물러나 여의도로 돌아올 전 이들 중 가장 큰 관심의 대상은 친박계 핵심이자 박근혜 대통령의 신임을 한몸에 받는 '정권 2인자' 최 부총리.
친박의 정도(正道)를 걸어온 '진박 중의 진박' 최 부총리의 여의도 복귀가 새누리당 내 친박-비박 지형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를 두고 귀추가 주목된다.
여태까진 비교적 잔잔한 '화합' 상태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정기국회 마지막 날이던 지난 9일 저녁,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최 부총리는 회동을 가졌다. 김성태·김학용·김재원·이진복 의원 등도 참석한 6인 회동이었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전략공천은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고 최 부총리는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되 최소화해야 한다고 얘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동에 참석한 한 의원은 포커스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총선을 위해 잘하자고 얘기하는 화기애애한 자리였다"며 "디테일하게 따지고 결정하는 자리는 전혀 아니었다"고 말했다.
또 결선투표제 등 공천룰과 관련해 "(각 의원들이) 자기 의견을 얘기하고 공천특별기구에서 특위위원들이 정해지면 그쪽에서 논의할 수 있게 장을 만들어주자는 얘기가 전부였다"고 강조했다.
당내 내홍으로 진통을 겪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과 다른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결의한 셈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태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느냐를 두고는 의문이 제기된다. 당내 공천 과정에서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는 문제를 두고 벌써 공개회의 석상에서 친박-비박계 의원 간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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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15.09.09 박철중 기자 cjpark@focus.kr |
9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비박계 중진 이재오 의원은 "우리 당 당헌에 결선투표라는 것은 없다"며 결선투표제 도입에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이에 대해 신박(新朴) 이인제 최고위원은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결선투표제라는 것은 경선의 한 방식이다. 당헌·당규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방식"이라고 반박했다.
다음날인 10일 친박계 좌장격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결선투표제와 관련해 이재오 최고위원이 의원총회를 열어서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는 기자의 말에 "모든 당무는 최고위원회에서 하는 것"이라고 못 박기도 했다.
당초 새누리당은 공천특별기구 위원 선임을 완료한 후 기구 내에서 결선투표제를 포함한 공천룰을 결정한다는 방침이었다.
새누리당은 지난 7일 황진하 사무총장을 공천특위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하루 이틀 내로 다른 위원들 선임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하던 새누리당은 그 후 보름가량 위원 구성을 마치지 못하다가 21일에서야 겨우 기구 구성을 완료했다. 황 총장을 제외하고 친박 6, 비박 6 동수다.
황 사무총장은 이날 "계파 갈등인 것처럼 비쳤지만, 자꾸 다른 문제가 생기니 논의를 보류한 것"이라며 "계파(갈등)식으로 흘러가면 안 된다. 최대한 그런 것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특위 구성 지연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기구 구성까지 긴 시간이 걸리고 위원 구성 후 논의한다던 결선투표제 등을 두고 그전부터 의원 간 이견이 생기는 상황. 또 '최고위에서 (결정)됐으면 그걸로 끝이지 더 이상 뭐가 있겠느냐'는 말이 나오는 상황에서 과연 잡음 없는 기구 내 논의가 가능하겠냐는 지적이다.
아울러 최 부총리의 복귀는 곧 당내 친박 세력 강화를 의미하며 이에 친박-비박 간 더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리란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오히려 대화 상대로 원만한 최 부총리를 선택, 당내 친박계 중심을 서 최고위원에서 최 부총리로 옮기며 권력 구도 변화를 꾀하려 한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9일 급하게 이루어진 심야 회동 자체가 최 부총리를 친박 대표로 인정하는 김 대표의 허가라는 것.
청와대의 총선용 개각 발표와 최 부총리의 귀환이 새누리당 내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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