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주교회의 "정부가 역사교과서 만드는 일 없어야"

조영재 기자 / 기사승인 : 2015-11-19 20:5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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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새정치민주연합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 특위 주최로 열린 '한국사 교과서 대표 집필진에게 듣는다' 토론회에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가 놓여 있다. <사진제공=포커스뉴스>


[부자동네타임즈 조영재 기자] 한국천주교주교회의(이하 주교회의)는 19일 성명서를 통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에 반대한다"며 "정부가 한국사 교과서를 만드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교회의는 "현시점에서 정부가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 추진을 통해서 교과서를 독점하겠다는 것은 가톨릭 사회 교리가 근간으로 제시하는 민주주의의 원칙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주교회의는 또 "한국사 교과서를 정부가 발행하고 보급하겠다는 사고 자체가 한국사의 흐름 속에 이미 사라져간 권위주의 시절의 사고와 맞닿아 있음을 분명히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들은 역사교과서는 역사가들이 학자적 양심에 따라 독립적으로 서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는 "국정으로 발행되는 한국사 교과서에 담길 내용들이 정부와 여당의 정치적 목적과 관련되는 것들이 아닐까 염려된다"고 꼬집었다.

 

주교회의는 이어 "현재 정부에서 주도하고 있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작업은 한국사를 전공한 대다수 학자들의 집필 거부 선언의 목소리를 무시한 채 집필자를 비공개로 진행하려 한다"며 "국사를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에 의해 특정한 역사관이 서술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게 한다"고 설명했다.

 

그들은 "한국사는 정부가 아니라 열린 사고를 바탕으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할 수 있도록 역사학계와 역사학자들에게 전적으로 맡겨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국정화를 둘러싼 사회적 논의와 절차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는 "사회적 논의를 거치는 과정을 충분히 하지 않은채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밀어붙이듯이 강행했다"며 "국정 교과서를 반대하는 국민들을 향해 '종북' 또는 '좌파'라는 이념적인 공격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주교회의는 이어 " 정부와 여당은 지금이라도 국민여론과 역사학계 그리고 시민단체의 의견을 진지하게 경청하고 국민통합을 이끌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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