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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복군 비행사 장병훈 건국훈장 전달받은 외손자 심정윤씨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화섭 특파원 = 일제강점기에 광복군 비행학교 교관을 지낸 애국지사 고(故) 장병훈(1894∼1979)씨의 외손자 심정윤(사진 오른쪽)씨가 1월 30일(현지시간) 한동만(사진 왼쪽) 주(駐)샌프란시스코 총영사로부터 외할아버지의 건국훈장 애족장을 전달받고 나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15.2.1 solatido@yna.co.kr |
<36년만에 외손자에게 전해진 광복군 비행사의 건국훈장>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화섭 특파원 = "할아버지는 당신이 어떤 일을 하셨는지 스스로 말씀하시질 않았어요. 남들이 옆에서 '그때 이랬지'라고 얘기하면 그냥 웃기만 하셨죠."
일제 강점기에 광복군 비행학교 교관을 지낸 고(故) 장병훈(1894∼1979) 선생의 외손자 심정윤씨는 돌아가신 외할아버지에게 수여된 건국훈장 애족장을 전달받은 직후 고인의 생전 모습을 이렇게 회고했다.
심씨의 외할아버지인 장병훈 선생은 공군을 통한 항일독립투쟁을 꿈꿨던 최초의 한국인 비행사 중 한 명이다.
장 선생은 평양에서 태어나 경신학교를 졸업한 후 서간도에서 신흥강습소(신흥무관학교의 전신)에 다니며 독립운동에 투신했으며, 1916년 미국으로 이주했다.
그는 캘리포니아의 과수원·농장 지대인 리들리에서 농사 일을 하면서 독립운동을 계속했다.
장 선생은 1919년 '조국의 독립을 위해 생사를 함께 할 것을 맹세한다'는 다짐으로 캘리포니아에서 결성된 '청년혈성단'에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이어 1920년에는 샌프란시스코 근처의 레드우드 비행학교에서 비행사 자격증을 받고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운영하던 윌로스 비행학교와 비행대에 합류했고 흥사단으로도 활동했다.
장 선생은 또 1942년 임시정부의 인준을 받고 광복군 산하에 정식으로 편입된 예비군인 'LA 한인경위대'의 설립에도 참여했다.
외손자 심씨는 "1960년대 초에 이민을 와서 어린 시절을 외할아버지와 보냈는데, 자기 자랑을 하지 않고 묵묵히 다른 이들을 위해 봉사하는 모범을 보이는 분이셨다"고 회고했다.
심씨는 "할아버지가 독립운동을 하셨다는 점은 남들에게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작년에 한국 정부가 훈장 수여를 위한 공적 조사를 하기 전까지는 구체적인 사항을 잘 모르고 있었다"며 비행사용 가죽 헬멧 등 할아버지의 유품 중 일부를 잘 보관하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할아버지의 숭고한 애국 정신을 본받아 다른 이들을 위해 일하는 데 여생을 바치고 싶다며 "한국을 찾아 춘천 요양원 등에서 독거노인을 돌보는 일을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동만 주(駐)샌프란시스코 총영사는 30일(현지시간) 총영사관에서 훈장 전달식을 열고 장 선생의 증손자녀·고손자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심씨에게 훈장을 전달했다.
이 훈장은 작년 광복절에 수여됐으나, 심씨가 한국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던 중이어서 전달식이 미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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