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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연합뉴스) 테러단체 지원과 허위보도 등의 혐의로 이집트에 구금됐던 알자지라의 호주 출신 영어방송 기자 피터 그레스테가 1일(현지시간) 대통령령에 따라 추방돼 토라 교도소에서 출소한 직후 카이로를 떠났다고 보안 당국자가 말했다. 지난해 3월 그레스테가 함께 구금됐던 동료 기자들과 함께 카이로의 법원에 출두한 모습. |
<이집트서 400일만에 석방된 알자지라 기자는 누구>
아프간·소말리아 등 분쟁지역 활동…'허위보도' 혐의에 절망 토로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이집트에 구금된 지 400여일 만인 1일(현지시간) 석방된 알자지라 영어방송 기자 피터 그레스테는 중동·아프리카 등 분쟁지역을 두루 취재한 베테랑 기자다.
BBC 보도 등에 따르면 호주 시드니 태생인 그레스테는 브리즈번의 퀸즐랜드공과대학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했다.
대학 졸업 후 호주 지역의 다양한 언론 매체에서 경험을 쌓았고, 1995년부터는 BBC의 아프가니스탄 특파원을 맡아 탈레반의 부상과 2001년 9·11 테러 이후 아프가니스탄 전쟁 발발 등 역사적 순간을 전했다.
그레스테는 이후 보스니아와 멕시코, 칠레 등지에서 BBC와 로이터통신 등 유수 언론사와 일했고 2004년을 전후로 프리랜서로 전향하면서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으로 활동 무대를 넓혔다.
2009년부터는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 머물면서 아프리카 북동부 일대를 취재했다. 당시 소말리아의 상황을 담은 다큐멘터리물 '소말리아: 무정부 상태의 땅'을 제작했다. BBC의 간판 탐사보도 프로그램 '파노라마'를 통해 소개된 이 다큐멘터리로 그는 방송계의 퓰리처상으로 불리는 미국 '피버디상'을 수상했다.
지인들은 그레스테의 석방운동 홈페이지에서 그가 경험이 풍부하고 직업적 사명감이 투철한 기자였으며 인간미 있는 사람이었다고 전했다.
특히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함께 일한 동료 기자들은 그레스테가 위험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고 강직함을 잃지 않았으며 용기를 가지고 정확한 보도를 하는 언론인이었다고 평가했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 기자로 이집트 카이로에서 일하던 그는 무슬림형제단을 지원하고 허위보도를 한 혐의 등으로 2013년 12월 동료기자 2명과 함께 이집트 당국에 체포됐다. 이들은 1심에서 징역 7~10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레스테는 유죄판결을 받기 전 공개한 편지에서 거짓 보도를 했다는 의심을 받는다는 사실에 크게 괴로워했다고 BBC는 전했다.
그는 이 편지에서 "20년간 특파원으로 해외에서 일하면서 나는 안전하게 일하는 방법을 알지만 그 경계선 언저리에 안주하지 않았다"고 적었다.
그는 또한 "이집트에서는 '새로운 기준' 때문에 일상적인 취재활동이 갑자기 위협으로 받아들여지게 됐다"며 "현재 이집트의 정치적 분투를 관련 당사자에 대한 언급 없이 어떻게 정확하고 공정하게 보도할 수 있겠는가"라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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