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 100리> ② 4村4色…마을 특색 살려 문화 재생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2-03 06: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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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 100리> ② 4村4色…마을 특색 살려 문화 재생



(청주=연합뉴스) 황정현 기자 = 청주문화재단은 초정 약수터에 그치지 않고 세종대왕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주변 마을을 엮어 '문화 재생공간'으로 단장했다.

재단은 대를 이어 내려온 마을의 역사와 전통을 녹여 넣어 지속 가능한 문화 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 기획 단계부터 마을 주민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반영했다.

전국 공모를 거쳐 선발된 예술인들은 민담을 토대로 마을에 생기를 불어 넣었다.

◇ 80년된 방앗간, 100년 된 우물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저곡리 마을에는 80년 된 폐방앗간과 100년이 넘은 우물 2곳이 있다.

강완규 작가를 필두로 한 '精(정)미소' 팀은 방앗간은 철거하되, 옛 추억은 남기고 싶다는 주민의 요구에 따라 마을회관 안팎으로 방아시설을 설치했다.

마을회관 내부는 도시와 농촌 간 커뮤니티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북카페'로 조성했다.

마을회관에서 20∼30m 떨어진 곳에는 느티나무 뿌리 밑에 마실 수 있는 지하수가 고여 있다.

뿌리에서 물이 뚝뚝 떨어져 마치 나무가 생명수를 뱉어내는 형상을 갖췄다.

정미소 팀은 이곳을 포함해 마을 중심부에 있는 우물 두 곳을 재정비, 깔끔하게 다듬었다.

◇ '소리'로 보는 산책길

이재형 작가의 '소릿길' 팀은 우산리 마을 주민의 삶과 문화를 인터뷰하고, 자연의 소리를 녹음해 풍경과 함께 들을 수 있도록 했다.

스마트폰과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활용했다.

소리를 이용해 꾸민 감성 산책길이 주요 콘셉트다.

방문객들은 눈으로 보이지 않는 숨은 이야기를 귀로 확인하며 마을을 살펴볼 수 있다.

마을회관을 '사운드 프로젝트' 안내 공간으로 활용하고 미디어 아트 작품도 설치할 예정이다.

농특산품을 판매할 수 있는 온라인 애플리케이션도 개발중이다.

◇ 청주 역사와 문화의 대들보 '상당산성'

상당산성은 둘레 4.2km인 석축산성으로, 삼국시대 백제의 상당현(上黨縣)에서 유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옛 축성기술과 산성 문화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역사 교육의 장으로 평가받는다.

박진명 작가의 '집현전' 팀은 얼마 남아있지 않은 상당산성에 대한 서적을 발굴해 마을회관에 비치하는 아카이브 작업에 무게를 뒀다.

세종대왕 100리와 연결짓기 위해 마을회관을 '집현전'처럼 꾸미고, 날이 따뜻해지면 학생들을 상대로 한 과거시험 이벤트도 기획하고 있다.

건물 벽면은 주민들의 도움을 받아 민담이 담긴 글·그림을 도자 타일에 새겨 모자이크식으로 장식했다.

상당산성의 브랜드 음식으로 대추떡과 대추초콜릿을 개발해 마을회관 전시장에 비치해뒀다.

◇ 만사형통 형동리, 농가맛집 '할메싸롱'

형동리를 담당한 이구영 작가의 '만사형통'팀은 마을회관과 주변 골목을 활용한 문화재생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마을회관 1층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운영할 할메싸롱 식당으로, 2층은 메주 발효실로 리모델링했다.

골목 곳곳에 마을 이야기가 담긴 벽화를 장식했고, 폐 버스를 기증받아 도서관과 갤러리로 꾸몄다.

형동리를 상징하는 '동'으로 만든 화폐모양의 기념품도 제작했다.

작가들은 "마을 재생 프로젝트가 끝난 뒤에도 마을에 남아 주민들을 도울 것"이라며 "내 고향을 되살린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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