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불투명한 10억 달러 중국 차입 의혹 조사"< WSJ>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2-05 11:3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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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 불투명한 10억 달러 중국 차입 의혹 조사"< WSJ>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세계은행이 중국으로부터 10억 달러의 대출을 확보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5일 보도했다.

김용 세계은행 총재는 대출 승인 절차에 문제가 있을지 모른다는 내부 의혹이 제기되자 지난해 12월 말 로펌을 고용, 관계자들의 이해상충이 있었는지를 검토해보도록 조치했다.

세계은행 경리부장인 메들린 안톤칙과 해당부서 직원들은 세계은행 집행위 감사위원회에 보낸 메모를 통해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버르트랑 바드레와 고위 간부들이 규정을 위반했을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의혹은 김용 총재와 바드레 CFO가 인원 감축과 재무전략의 수정을 포함한 구조조정을 벌이면셔 내외부적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 시점에서 제기된 것이다.

세계은행 대변인은 신중하고 공정한 사실 파악을 위해 로펌을 고용했다고 밝히면서 "경영진들은 (로펌의) 조사에서 필요하다고 지적한 조치들이 있다면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 총재와 바드레 CFO 및 간부들은 외부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월스트리트저널의 논평 요구를 피했다. 다만 한 고위 간부는 "상부에서 이 메모를 대단히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지난해 세계은행의 주력사업인 빈곤퇴치기금에 협조하는 차원에서 10억 달러를 대출해줬다. 프랑스와 일본, 사우디 아라비아, 영국 등도 저리 대출을 제공해 기금이 확보한 자금은 30억 달러에 이른다.

중국이 10억 달러를 대출한 것은 국제 무대에서 존재감을 키우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소식통들은 세계은행 간부들이 중국의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종전 관례와는 달리 복잡한 거래 방식을 취했다는 점을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개도국 지원에 주력하는 세계은행 산하기관 국제개발협회(IDA)에 10억 달러를 대출하면서 동시에 IDA가 대출 차입 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에서 1억7천900만 달러의 공여금을 제공했다.

IDA는 대출금과 공여금으로 세계은행의 또다른 산하기관인 국제금융공사(IFC)가 발행한 11억7천900만 달러의 채권을 사들였다.

세계은행의 한 고위 관계자는 중국측에 세계은행에 직접적으로 대출을 제공할 수 있는 기관이 부재해 IFC의 관여가 필요했다고 주장했다. 의혹을 제기한 세계은행 내부 관계자들도 중국 쪽에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보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세계은행 경리부서에서는 IFC의 개입, 바드레 CFO가 반대의견을 묵살하고 이런 형태의 거래를 승인한 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세계은행에서 40여년간 근무하고 퇴직한 폴 카다리오는 "설명하기 쉽지 않은 거래는 건전한 재무관리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이번 감사는 공여국들에게 의심을 품게 만들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세계은행 경리부장인 안톤칙이 내부고발자 역할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녀는 리먼 브러더스 파산 사태가 벌어지기 1년여전에 이 회사의 글로벌 투자전략에 너무 위험하다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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