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솟아날 구멍 찾아라"…유통가 매출 반등 안간힘>
(서울=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 설을 앞두고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보기 좋은 떡'보다 '먹기 좋은 떡'을 찾는 고객이 늘어남에 따라 중저가 실속형 상품을 전진 배치하고, 1∼2인 가구를 위한 소포장 상품을 대폭 늘린 것이 눈에 띈다.
특히 이달 초까지 진행된 설 선물세트 예약판매 기간에 매출이 다소 호조를 보이자 유통업체들은 이런 기조를 본판매까지 이어가기 위해 상품권 행사 등을 벌이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백화점, 고가 선물보다 '실속형' 전진배치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9∼25일 진행한 롯데백화점의 설 예약판매 매출은 지난해보다 약 24% 늘었다.
품목별로는 건강관련 상품이 32% 늘어 가장 높은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고, 한우(25%)와 수산(20%)도 선전했다.
현대백화점도 지난달 9일부터 이달 1일까지 진행한 예약판매 매출이 지난해보다 51.3% 증가한 가운데 청과(125%)와 정육(87%) 상품이 강세를 나타냈고, 신세계백화점의 예약판매 매출은 8% 증가했다.
백화점 업계는 각종 할인혜택을 받거나 설 연휴에 여행을 떠나기 위해 미리 선물을 준비하는 고객이 늘고 있어 올해도 예약판매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다만, 20만∼30만원대 한우와 건강식품 선물세트가 눈에 띄게 잘 팔리는 점이나 본판매 초반에도 매출이 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소비심리가 다소 살아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도 흘러나온다.
실제로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26일∼이달 5일 사이 진행한 본판매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28% 늘었고, 현대백화점은 이달 2일 시작한 본판매 초반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가량 늘었다.
이 때문에 백화점들은 본판매 기간에 소비심리를 최대한 활성화할 수 있도록 총력전을 벌일 계획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실속형 상품을 전진배치한 점이다.
선물세트 물량을 작년보다 15%가량 늘려 잡은 롯데백화점은 10만원 미만의 선물세트 물량을 20% 늘렸다.
현대백화점 역시 한우·굴비 등 주요 선물세트의 가격 인상폭을 최소화하고 10만원대 이하 실속 세트 물량을 지난해보다 20% 정도 늘려 25만여개를 준비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명절 인기 선물인 와인의 경우 10만원 미만 상품이 전체 매출의 약 70%를 차지하는 점을 고려해 이 가격대의 선물세트 비중을 30% 확대했다.
핵가족과 1인 가구가 많아진 상황을 반영해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 부담이 적은 소포장 상품도 늘렸다.
백화점들은 또 일정금액 이상의 설 선물세트를 구매하는 고객에게 구매 금액의 5%가량을 상품권으로 돌려주는 행사도 벌이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그간 잘 챙기지 못했던 주변 분들에게 선물을 하려는 고객이 확실히 늘었다"며 "특히 예약판매만이 아니라 본판매 초반에도 매출이 증가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설까지 소비심리를 계속 살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품질·가격,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선 대형마트
알뜰하게 명절을 나려는 고객들이 여전히 많기 때문에 주요 대형마트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마트는 이달 4일 마감한 설 선물세트 예약 기간에 실적이 작년 설보다 58% 늘었다.
품목별로는 신선식품 매출이 83% 급증했고, 가공식품(59%)과 생활용품(37%) 등 전 부문에서 매출이 고르게 늘었다.
홈플러스 역시 작년 12월29일부터 이달 4일까지 예약판매 매출이 지난해보다 55.4% 늘었고, 롯데마트는 작년 12월 21일부터 지난달 28일까지 실시한 예약판매 매출이 전년보다 3.7% 늘었다.
이처럼 대형마트에서 설 선물을 준비하는 고객이 늘어나는 트렌드 속에 마트들은 자체브랜드(PB 또는 PL) 상품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유통업체의 PL 상품은 제조업체 상품보다 품질과 가격이 모두 낮다고 인식돼왔지만 품질을 개선하고 종류를 다양하게 늘려 알뜰 소비자를 공략하려는 것이다.
먼저 이마트는 제주도산 참기름, 프리미엄 유산균 등 고급 PL 상품을 설 선물세트로 대거 선보였다.
올해 처음 판매하는 '피코크 국산 참기름 들기름 세트'(4만3천800원)와 유기농 건강즙 3종(블루메리·석류·흑마늘, 2만9천원), '피코크 원두커피 선물세트'(1만8천500원) 등이다.
롯데마트도 늘어나는 건강기능식품 수요를 반영해 올해 설 처음으로 '통큰 건강선물세트'를 선보였다.
'통큰 건강세트'(통큰 종합비타민 180정·통큰 오메가3 180정)가 3만5천원 '통큰 비타민 세트'(통큰 종합비타민 180정 2통) 3만원 '통큰 오메가3 세트'(통큰 오메가3 180정 2통) 4만원 등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PL의 고급화는 일시적인 트렌드가 아니라 대형마트의 성공 전략"이라며 "PL 선물세트는 원래 햄·샴푸·양말 등 저가 상품이 많았는데 위주였는데 최근 PL 상품 고객이 늘면서 점차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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