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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공개강좌 국내 전문가 김형률 숙명여대 교수 |
"한국형 '무크'…국내 틀 벗어나 외국과 연계해야"
온라인공개강좌 국내 전문가 김형률 숙명여대 교수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한국형 무크를 만들 때 국내라는 좁은 틀에만 갇혀서는 안 됩니다. 이미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고 계속 진화하는 해외 무크와 연계하는 작업이 중요하죠."
최근 전 세계적 인기를 끄는 온라인공개강좌 '무크'(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의 전문가인 김형률 숙명여대 디지털휴마니티즈센터 소장은 8일 '한국형 무크'를 구축하겠다는 교육부 구상에 대해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시작해 다행"이라며 이렇게 조언했다.
무크는 인터넷을 통해 세계적 석학들의 강좌를 제공하고 질의응답, 과제, 토론 등 '쌍방향 학습'도 지원하는 교육 체계를 말한다.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들이 2012년 만든 대표적 무크 플랫폼인 '코세라'에는 현재 114개 기관의 839개 강좌가 개설돼 약 1천만 명이 이용하고 있다.
김 소장은 지난해 4월 본교에 디지털휴마니티즈센터를 설립해 무크 활성화를 위한 연구를 시작했으며 '글로벌 무크 캠퍼스'를 만들어 학생들이 무크를 경험할 수 있게 했다.
그는 "디지털휴마니티즈센터는 온라인상의 집단지성을 모아 학술적 빅데이터와 싱크탱크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며 "대학에 이런 센터가 일찍 자리 잡은 외국에서는 자연스럽게 무크가 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무크를 "대학의 혁명이자 지식 전달의 생태계가 문명적 차원에서 변화한 것"이라고 정의했다. 글씨와 인쇄술의 발달에 이어 인터넷의 문명화로 지식 전달의 틀과 방법이 물리적인 제약을 뛰어넘어 무궁무진해졌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단순히 강의만 듣는 게 아니라 숙제를 해 채점 받고, 토론하고, 현장학습까지 병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e-러닝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무크를 활용하면 누구나 적은 비용으로 양질의 교육을 받게 돼 교육의 균등과 민주화를 실현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높이 평가했다.
실제 지난 2013년 다보스포럼에서는 어려운 환경 탓에 제도 교육을 받지 못한 열두 살짜리 파키스탄 소녀가 무크를 통해 공부한 경험담을 전해 이목을 끌었다.
그는 무크가 기존 대학을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그럴 일은 없다"고 단언하며 "다만 강의 내용은 온라인으로 미리 듣고 수업은 토론·발표·실습 중심으로 진행하는 형태로 대학이 변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해외에서는 무크를 활용한 온라인 대학도 생겨났다. 한 IT 개발자가 만든 '미네르바대학'은 하버드대 교수들이 주축이 된 강사진이 주식 형태로 보수를 받으며 온라인 강좌를 제공한다. 이 학교의 연간 학비는 하버드대의 3분의 1 수준인 1만 달러다.
김 소장은 "지금은 이 학교 학생이 수십 명에 불과하지만 수년 내에 수천만 명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내로라하는 교수들이 너도나도 강의하겠다고 나서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무크가 기존의 e-러닝과 마찬가지로 성취도가 떨어지거나 교육이 획일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김 소장은 "무크를 경험하지 않고 밖에서만 바라보기 때문에 나오는 비판"이라며 "'문지방'을 넘어서면 새로운 지식 생태계를 경험하게 될 것이고, 우리도 이런 방향으로 미래의 평생교육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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