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과의 협상은 히틀러 달래기" 美강경파, 유럽에 독설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2-09 16:3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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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메르켈·매케인, 냉전서 전혀 다른 교훈 얻어"

"푸틴과의 협상은 히틀러 달래기" 美강경파, 유럽에 독설

NYT "메르켈·매케인, 냉전서 전혀 다른 교훈 얻어"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협상하는 것은 히틀러를 달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우크라이나 사태 해법을 협상에서 찾으려는 유럽의 막판 시도에 강경파인 존 매케인 미국 상원의원이 히틀러까지 들먹이며 헛수고라고 쏘아붙였다. 뮌헨안보회의에 참석 중인 미국 대표단의 비공개회의에서다.

8일(현지시간) 독일 일간 빌트를 인용한 영국 텔레그래프의 보도에 따르면 매케인 상원의원은 독일과 프랑스가 주도하는 우크라이나 평화협상을 1938년의 뮌헨조약에 비유하며 맹비난했다.

체코의 산업중심지 수데텐란트 지역을 내놓으라는 히틀러의 요구를 들어준 뮌헨조약이 결국 2차 세계대전이라는 파국의 단초를 제공했듯이 우크라이나 평화협상도 비슷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인식이다.

회의에서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6일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해 모스크바를 방문한 것에 대해 '모스크바 헛짓'이라는 비난과 함께 메르켈을 '패배주의자'라 칭하는 거친 언사가 쏟아져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군 사령관과 유럽주둔 미군 사령관을 겸하는 필립 브리드러브와 빅토리아 뉼런드 미 국무부 유럽담당 차관보 등이 참석했다.

미국 대표단끼리 비공개회의에서 나눈 대화이긴 하지만 우크라이나 정부군에 대한 무기 지원을 검토하는 미국과 이를 반대하는 유럽 사이의 갈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 우크라이나 사태 대응 과정에서 미국과 유럽이 가장 심각한 균열에 직면했다고 지적하면서 메르켈 총리와 매케인 상원의원이 냉전에서 전혀 다른 교훈을 얻은 셈이라고 평했다.

메르켈은 군사적 해법은 안 된다는 교훈을 얻은 반면 매케인은 실패하는 협상에 매달릴 이유가 없다는 교훈을 얻었다는 것이다.

NYT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뮌헨안보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에 무력동원 없는 협상이 충분히 효과적이냐는 질문에 이례적으로 동독의 유년시절까지 거론하며 그렇다고 답했다.

메르켈은 "나는 동독에서 자랐고 베를린장벽이 세워질 때 일곱살이었다"면서 "아무도 서방이 베를린장벽을 군사적 공격으로 무너뜨려 줄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사태)의 진전도 무기로 이뤄질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를 전해 들은 매케인 상원의원은 또다시 발끈했다. 그는 "1940년대에 베를린이 소련에 포위됐을 때 공수작전을 벌인 게 (연합군인) 미국이었고 그때 우리는 '이봐, 우리는 러시아를 도발하고 싶지 않아' 같은 말은 하지 않았다"고 반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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