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닥 잡힌 청주 서원보건소 입지…매입협상은 난항>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2-11 15:2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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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곡동 교육부 땅이 적지"…관리자인 청주교대에 매각 제안
교대 "공교육지원센터도 짓자"…시 "협력해 달라" 용도폐지 희망
△ 청주시가 점찍은 서원보건소 신축 이전 용지 (청주=연합뉴스) 청주시가 서원구보건소를 이전 용지로 선정한 청주교대 후문과 기적의 도서관 사이에 있는 교육부 소유 땅 4천319㎡. 사진 속 붉은색 선으로 표시된 지역이 교육부 소유 부지. 2015.2.11 <<청주시제공>> vodcast@yna.co.kr

<가닥 잡힌 청주 서원보건소 입지…매입협상은 난항>

"수곡동 교육부 땅이 적지"…관리자인 청주교대에 매각 제안

교대 "공교육지원센터도 짓자"…시 "협력해 달라" 용도폐지 희망



(청주=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청주시가 수곡동 주민들의 숙원인 서원구보건소 신축 사업과 관련, 청주 기적의 도서관 인근 교육부 땅을 입지로 점찍었다.

그러나 이 부지 관리자인 청주교대가 공교육지원센터까지 짓자고 조건을 제시, 협상이 진척되지 않고 있다.

11일 청주시에 따르면 취약계층이 많은 수곡동에 서원구보건소를 지어 이전하기로 하고 통합시 출범 이후 후보지를 물색했다.

'수곡동 건강한 마을 만들기 수호천사 네트워크'가 추천한 2개 지역과 이 동네 주민이 제안한 1곳은 토지 소유자가 땅을 팔 생각이 없거나 관련법 규정에 어긋나 후보지에서 제외됐다.

수곡동 곳곳을 누비며 적지를 고르던 시는 대로를 끼고 있어 접근성이 좋은 유휴지를 발견했다.

바로 청주교대 후문과 기적의 도서관 사이에 있는 교육부 소유 땅(2필지 4천319㎡)이었다.

시는 국가 소유여서 매입이 쉬울 것으로 보고 이 땅을 관리하는 청주교대에 매각이나 재산 교환을 요청했다.

시가 어림잡은 땅값은 28억800만원.

시의 제안을 검토하던 청주교대는 최근 시에 역제안했다.

해당 용지에 다문화 가정 등 소외계층을 위한 공교육지원센터를 지을 계획이었던 만큼 보건소와 공교육지원센터를 동시에 건립하는 등 상생 방안을 모색해 보자는 것이었다.

시는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우범지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주민들의 민원 제기로 과거 시가 일부 공간에 간이공원을 조성했을 만큼 해당 용지는 오랫동안 방치돼 있었다고 한다.

시로서는 공교육지원센터가 긴요하지 않은 사업이 아니거나 급조된 아이템이라고 의심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지금도 한쪽은 잡목이 무성하다.

보건소를 신축하면 29억3천만원의 국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다만 부지 면적이 4천700㎡ 이상이어야 한다.

시는 교육부 소유 땅에 기적의 도서관 내 시유지 일부를 더하면 국비 확보 기준을 충족할 것으로 봤다.

그런데 공교육지원센터까지 지으면 면적 문제로 국비 확보의 길이 막히는 문제가 발생한다.

시는 청주교대가 교육부와 협의, 해당 부지의 용도를 폐지해 소유권을 기획재정부로 넘겨주길 바라는 눈치다.

기재부가 이후 한국자산관리공사를 통해 이 땅을 공매시장에 내놓으면 수의계약으로 살 수 있다는 것이 시의 계산이다.

일각에서는 국유재산을 5년 이상 방치하면 관련법 위반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시의 한 관계자는 "취약계층 주민들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사업인 만큼 국가기관인 청주교대가 대승적 견지에서 협력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학 측은 공교육지원센터를 포기할 뜻이 없어 보인다.

이 대학의 한 관계자는 "시가 보건소 신축 입지로 점찍은 곳에 공교육지원센터를 짓기로 하고 오래전부터 정부에 지원을 요구했는데 돈이 내려오지 않아 사업을 진행하지 못했던 것"이라며 "시의 제안을 거절한 것이 아니라 서로 '윈윈'하고 공존할 방법을 찾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키를 쥔 청주교대가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수곡동 주민들의 숙원이 물거품 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수곡 1, 2동과 인근 모충동은 청주의 대표적 서민 밀집지역이다.

1천985가구의 국민 영구임대아파트가 들어선 수곡2동에는 지난해 10월 현재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1천401가구가 살고 있다. 이는 통합시 전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의 11.4%에 해당한다.

수곡1동과 모충동까지 합치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1천999가구에 달한다.

수호천사 네트워크는 수곡동에 공공의료기관을 설치해 달라며 주민 1만여명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벌였고, 이승훈 시장은 수곡동 지역 보건소 이전 신축을 공약하기도 했다.

현 서원구보건소는 서원구청(옛 흥덕구청) 건물 지하에 있다. 통합 이전에는 흥덕구보건소였다가 통합시 출범 후 행정구역 조정에 따라 서원구보건소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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