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마이너스 기준금리로 '환율 전쟁' 가세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스웨덴이 12일(현지시간) -0.10% 기준금리와 100억 크로나(12억 달러) 규모의 국채 매입 프로그램을 통해 시중 유동성 확대에 나섰다.
내달 유럽중앙은행(ECB)의 전면적 양적완화 시행에 앞서 자국 통화 가치의 상승을 막으려는 차원으로 보인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밖 국가로서 스위스, 덴마크, 루마니아 등에 이어 속칭 '환율 전쟁' 대열에 동참한 셈이다.
ECB는 다음 달부터 매월 600억 유로 규모의 양적완화에 들어간다. 이런 상황에서 유로화 가치 하락에 대비한 비유로존 국가의 자국 통화 관리는 자연스럽다.
사실 스웨덴 중앙은행은 작년 10월 기준금리를 0.00%로 낮출 땐 마이너스로까지 추가로 인하하는 데 대해선 미온적이었다. 그러나 올해 1월 ECB의 전면적 양적완화 정책 발표가 있고나서 환경이 바뀌었다고 판단한 것으로 관측된다.
통화 가치의 상대적 상승을 막아 수출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고 적정선의 물가상승률 관리를 통해 성장을 이끌어나가겠다는 게 주된 목적이다.
마이너스 금리는 전에는 없던 요즘의 통화정책 트렌드이다. 원론적으로 이자를 받지 않고 돈을 빌려주는 데서 나아가 이자를 오히려 주면서까지 돈을 빌려주겠다는 것이니 통화량 증대를 위한 특단의 수단이라 하겠다.
이날 발표 직후 스웨덴 화폐 크로나 가치는 1% 떨어졌다.
최근까지 스웨덴은 더 나은 금리 수익을 얻으려는 유로존 경제권의 돈이 유입되는 데 맞물려 크로나 가치가 올라갔고, 그 결과 볼보와 같은 자국의 수출 자동차 메이커가 다른 경쟁사들보다 가격경쟁력에서 밀려 어려움을 겪었다.
물가상승률이 바닥을 기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그리스 경제의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것도 스웨덴을 움직이게 만들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모든 국가가 자국 통화를 방어하고 나서면 결국 환율 전쟁은 제로섬 게임이 될 뿐이라며 이런 통화정책의 한계를 지적한다. 또 돈을 풀어도 시중에 돌지 않아 의도대로 투자와 소비가 늘지 않는 유동성의 덫은 자주 거론되는 통화 팽창정책의 함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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