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투자전략> 국제유가 변화와 업종 투자전략
(서울=연합뉴스) 롤러코스터와 같은 국제유가 행보가 지속되고 있다.
2011년 이후 2014년 상반기까지 배럴당 80~110달러의 안정적 흐름을 이어가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작년 말 53달러까지 하락하는 급락세가 나타났다.
세계 경기 부진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 미국 셰일오일, 러시아를 위시한 비(非)석유수출국기구(OPEC) 산유국에 대한 OPEC의 공급압력이 복합작용한 결과였다.
좀처럼 꺾일 것 같지 않았던 원자재 슈퍼사이클의 신화는 국제유가 속락과 함께 무너져 내렸다.
그러나 최근 들어 국제유가 바닥 통과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연초 45달러 이하까지 하락했던 국제유가가 유럽중앙은행(ECB) 양적완화와 주요 정유사의 시추설비 투자 감소 소식 등으로 인해 다시 50달러 선까지 회복해서다.
덕분에 정유, 화학, 조선, 기계, 건설 등 유가 변화와 높은 상관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업종들은 최근 큰 폭의 단기 반등을 보이며, 꽁꽁 얼어붙어 있는 시장의 따끈한 아랫목으로 자리매김 중이다.
궁금한 점은 이 같은 유가관련 업종에 대한 판단일 것이다.
향후 국제유가의 추가하락이 제한적이라면 이런 소재·산업재 섹터에 대한 전술적 트레이딩 접근은 단기적으로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MSCI Korea 업종 기준으로 2015년 1분기 영업이익 성장률 추정치를 살펴봐도 정유(흑자전환), 화학(+27.2%), 조선·기계(+59.4%), 건설(+41.9%) 등이 실적 개선 업종리스트의 최상단을 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 방향 선회가 끌어주고, 실적 개선이 밀어주는 그림인 것이다.
그러나 실적개선 기대의 상당부분이 과거 부진에서 연유한 기저효과의 산물이고, 추세 지속 여부에 대해선 그 누구도 쉽게 자신할 수 없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유가변수의 방향성 판단 역시 OPEC 2월 보고서에서도 살펴볼 수 있듯이 뚜렷한 수요 회복과 요지부동인 OPEC 산유국의 감산계획이 구체화되지 않는다면 원유시장의 초과공급 상황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과거 1986년 이후 유가하락이 급격했던 6개 기간 당시와 현재 유가 행보를 비교해봐도 현 유가가 과연 바닥권에 근접한 수준인지 확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국제유가의 추가적 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국내 증시의 유가관련 섹터 투자에 있어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과거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전성기 당시의 주가 고점과 대비해서는 여전히 3분의 1토막 난 주가일 수 있겠지만, 펀더멘털(기초여건) 개선 조짐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직관과 가격에 대한 충동보다는 객관적 정보와 추세 전환 확인이 중요하다.
유가관련 업종에 대한 본격적인 비중확대 전략보다는 주가 조정기를 활용한 낙폭 만회 단기 트레이딩 내지는 반등 이후 비중 축소 관점에서 대응할 필요가 있다.
국제유가가 가야 할 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작성자: 김용구 삼성증권 주식전략팀 선임연구원 ygno.1.kim@samsung.com)
※ 위의 글은 해당 증권사 애널리스트(연구원)의 개인 의견이며, 연합뉴스의 편집 방향과는 무관함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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