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늦어도 빛나는 졸업장…관악평생학습관 졸업식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2-17 08:4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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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늦어도 빛나는 졸업장…관악평생학습관 졸업식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전쟁 때문에, 가난 때문에…. 각자 다른 이유로 못 배운 사람들이 모여 빛나는 졸업장을 받으니 내 인생도 이제 반짝반짝 빛나는 것 같소."

졸업식이 한창인 2월, 50여 년이나 늦게 졸업장을 받은 평균나이 62세의 어르신들의 이야기다.

서울 관악구(구청장 유종필)는 지난 16일 관악구평생학습관에서 특별한 졸업식을 열었다고 17일 소개했다.

학습관이 운영한 관악세종글방에 참여한 어르신 13명은 이번에 초등학력 졸업장을 받았다.

졸업자 중 김막례(69.여)씨는 졸업생 대표로 나와 배움의 과정과 졸업의 의미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김씨는 "자녀들이 '엄마는 여태 뭐했어? 이것도 모르고'라고 말할 땐 서운한 마음도 들고 배우지 못한 한에 눈물 흘린 날도 많았다"며 "글방 덕분에 한글을 배우며 인생이 달라졌고 행복해졌다. 특히, 용기를 준 남편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관악구는 가정 형편 등으로 배움의 시기를 놓친 성인들을 위해 문해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2011년에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서울교육청으로부터 초등학력 인정기관으로 지정돼 올해까지 45명이 졸업장을 받았다.

2013년부터는 중학교 예비과정도 운영해 초등학력 이수자와 중학교 문해교육 학력인정과정 진입 희망자를 대상으로 한글심화, 중학교 사회, 영어 등을 배울 수 있는 강좌를 개설했다.

지난해부터는 경로당에 직접 찾아가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는 '찾아가는 문해교육 배달사업'도 운영하고 있다.

유 구청장은 "글자를 읽으니 내 세상이 열렸다는 어르신의 글을 보고 배움에는 나이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며 "어르신들의 즐거운 삶을 위한 늦깎이 배움을 적극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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