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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 정권교체 혁명 1주년 기념 행진 (AP=연합뉴스)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가운데)이 22일(현지시간) 정권교체 혁명 1주년을 맞아 수도 키예프 중심가에서 외국 축하 인사들과 함께 기념행진을 하고 있다. marshal@yna.co.kr |
<우크라 정권교체 혁명1년> ①친서방 정권 최대 위기
동부지역 교전 종식 요원…경제난 악화로 '디폴트' 암운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22일(현지시간) 정권 교체 혁명 1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외국 사절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1년 전 친(親)러시아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前) 대통령을 몰아내고 친서방 세력이 권력을 잡은 것을 기념하는 이날 가두행진에는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 외에 요아힘 가우크 독일 대통령, 브로니슬라프 코모로프스키 폴란드 대통령, 달리아 그리바우스카이테 리투아니아 대통령, 게오르기 마르그벨라슈빌리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 대통령 등이 참가했다.
이들은 팔짱을 끼고 함께 걸으며 우크라이나의 친서방 노선에 대한 지지와 이에 반대하는 러시아의 공세에 대한 공동 대응 의지를 확인했다.
정상들은 정부군과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 간 교전이 계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정부군이 노획한 대포, 탱크, 개인화기 등의 러시아제 무기들을 함께 관람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내 다른 지역에서도 이날 정권 교체 혁명을 기념하는 행사들이 열렸다. 동부 도시 하리코프에선 가두행진 도중 폭발물이 터져 최소 3명이 숨지고 10여명이 부상하는 테러가 발생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에선 1년 전 2월 21일 저녁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이 반정부 시위를 벌이던 야권의 압박에 밀려 수도 키예프를 떠나 자신의 정치적 지지기반인 동부 지역으로 도피했다가 러시아로 망명하면서 친서방 세력으로 권력이 넘어갔다.
몇개월 간 이어졌던 유혈 반정부 시위의 결과였다.
이후 정권 교체 혁명과 새 권력의 친서방 노선에 반발하는 친러시아 성향의 동남부 지역이 분리주의 운동에 나서고, 러시아와 서방이 각각 분리주의 세력과 친서방 중앙정부를 지원하고 나서면서 우크라이나 사태는 국제 분쟁으로 비화했다.
지난해 5월 조기대선을 통해 집권한 재벌 출신의 친서방 성향 정치인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포용정책 실패 이후 분리주의 반군 진압 작전을 강도 높게 밀어붙였지만 동부 지역 교전 상황은 좀처럼 수습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9월 러시아와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의 중재하에 정부군과 반군이 1차 휴전협정을 맺었지만 이후에도 교전이 계속되면서 협정은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 교전으로 인한 희생은 계속 늘어나 사망자가 올해 2월 초 현재 5천명을 넘어섰다.
지난 12일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프랑스·독일 4개국 정상이 담판을 벌여 성사시킨 2차 휴전협정도 또다시 무산 위기에 몰려 있다. 정부군과 반군이 교전을 이어가며 협정 이행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적 혼란의 여파로 경제난도 악화해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도 높아졌다.
우크라이나 정부군은 동부 지역 반군 진압 작전을 위해 하루 500만~1천만 달러를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 교전 사태로 최대 무역국인 러시아와의 교역이 절반 이상 줄어든 것도 경제 위기의 큰 요인이 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중앙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우크라이나의 외화보유액은 10년 래 최저치인 64억 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현지 통화 흐리브냐의 가치가 폭락하고 있고 물가는 급등세다. 흐리브냐 가치는 지난 한 해 동안 50% 하락했으며 올해 들어 서도 추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12일 우크라이나에 175억 달러(약 19조4천억원)의 구제금융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향후 4년간 우크라이나 정부에 필요한 400억 달러 규모 재정 적자에는 턱없이 모자란다는 평가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해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우크라이나의 국가 신용등급을 '정크'(투자 부적격) 등급에 해당하는 'CCC'에서 'CC'로 한 단계 더 강등했다.
우크라이나의 과감한 내부 개혁과 서방의 긴급 지원이 뒤따르지 않으면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 전망이다.
우크라이나가 1년 전 정권 교체 혁명을 통해 선택한 친서방 노선은 여전히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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