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입춘첩 건양다경 '건' 한자 잘못돼" 이해수씨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2-24 10:07:29
  • -
  • +
  • 인쇄
주역 핵심사상으로 해석하면 '세울 건(建)' 아닌 '굳셀 건(健)' 주장
△ 입춘첩 한자표기를 바꿔야 한다는 이해수씨 (부산=연합뉴스) 심수화 기획위원 = 입춘첩의 '건양다경'(建陽多慶)의 한자를 '健陽多慶'으로 바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주역 전문가인 이해수(60)씨가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있다. 2015.2.24 sshwa@yna.co.kr

<사람들> "입춘첩 건양다경 '건' 한자 잘못돼" 이해수씨

주역 핵심사상으로 해석하면 '세울 건(建)' 아닌 '굳셀 건(健)' 주장



(부산=연합뉴스) 심수화 기획위원 = "일년 24절기 중 첫 번째인 입춘(立春·매년 2월 4일) 때 각 가정 대문 등에 붙이는 입춘첩의 '건양다경'(建陽多慶)의 한자를 '健陽多慶'으로 바로 잡아야 합니다."

주역 전문가인 이해수(60)씨는 입춘의 입춘시(책력 상 2015년의 경우 2월 4일 낮 12시 58분)에 가족의 평안과 다복을 기원하는 '입춘대길 건양다경'(입춘을 맞아 크게 길할 것이요, 따스한 기운이 도니 경사가 많으리라) 한자 중에서 '건'자를 잘못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부분 '立春大吉 建陽多慶'으로 쓰고 있으나 '건양다경'에서 '건'을 '세울 건(建)'이 아닌 '굳셀 건(健)'으로 써야 한다는 것이다.

'建陽'의 유래는 조선조 말 고종황제가 첫 연호로 잠시 채택한 '건양'(建陽)(1896∼1897년)을 사용하면서 이때부터 양력을 도입했기 때문에 양력을 세운다는 의미로 시작됐다고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추사 김정희(金正喜, 1786∼1856년)가 7세 때 대문에 써붙인 입춘첩을 본 당시 재상 채제공(蔡濟恭, 1720∼1799년)이 추사를 명필가가 될 재목으로 점쳤다고 전해지는데, 이를 근거로 보면 '建陽多慶'은 고종이 연호로 채택하기 이전부터 잘못 사용되고 있었다는 게 이씨의 지적이다.

이씨는 '굳셀 건'이 맞다는 근거를 주역의 핵심사상에서 찾고 있다.

주역의 첫 번째 괘인 건(乾) 괘의 상전(象傳)에 '천행(天行)이 건(健) 하니 군자이(君子以) 하여 자강불식(自疆不息) 하나니라(천체의 운행은 건실하다. 군자는 그것으로써 스스로 힘써 쉬지 않는다)'라고 돼 있는데, 건(乾)괘는 양(陽)괘의 대표로서 '사람의 마음을 하늘의 움직임에 비유하여 굳셀 건(健)이니…' 하여 건(健)의 출처가 분명하다고 이씨는 주장했다.

또 주역의 두 번째 곤(坤)괘는 음괘의 대표로서 64괘 중에서 괘의 마디 숫자가 제일 많은 괘상이며 곤(坤)괘의 대표적인 문구 중에 적선을 한 집안은 필히 경사가 있다는 뜻인 '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의 '경'(慶)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健陽多慶'을 주역에 맞춰 해석하면 '선하고 착하며 밝은 양(陽)의 기운을 굳건히(健) 지키고 적선을 많이(多) 하면 반드시 경사(慶)가 생긴다는 뜻으로 주역의 첫 번째 괘인 건(乾)괘와 두 번째 괘인 곤(坤)괘의 핵심 사상으로 보면 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한 해의 시작인 입춘을 맞아서 크게 좋은 일이 생기게 하려면 선하고 착한 마음을 굳게 하고 적선을 하면 경사가 많이 생긴다는 뜻으로 통하는 '세울 建'이 아닌 '굳셀 健'으로 입춘첩을 쓰는 것이 맞다는 게 이씨의 결론이다.

이씨는 "3년 전쯤 자신이 다니는 서울의 한 동사무소 서예반 회원으로 활동하다가 '양을 세운다'는 뜻의 '建陽'이 이치에 맞지 않다고 생각하고 그 근거를 찾다가 주역에서 '健陽'이라는 해답을 찾았다"고 말했다.

대학을 다닐 때 모 사찰에서 고시공부를 하다가 스님의 권유로 주역을 시작했다는 이씨는 부산시의회 의원 시절이던 2004년 국회의원 배지 모양이 '입 구(口)'가 아닌 '동그라미(○)' 안에 의혹과 미혹을 뜻하는 '或(혹)'으로 돼 있다며 ○안에 '國'자나 대의기관을 표시하는 '議'자를 넣은 배지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을 펼친 적이 있다.

국회는 이씨의 지적, 시민단체 등의 건의에 따라 국회법 규칙개정안을 바꿔 최근 배지와 국회 본회의장 상징 표지 등을 한자 '國'에서 한글 '국회'로 바꿨다.

이씨는 2009년에는 일본 정부가 중학교 새학습지도요령 사회과 해설서에 독도 영유권 문제를 명기하자 주역 원리에 따라 일제 강점기 때 독도의 상징인 강치(바다사자)의 씨를 말렸다며 독도에 태극무늬의 음양 구분곡선 모양('∼' 무늬를 뒤집은 모양)으로 강치 6마리의 석상을 배치하고 그 북쪽과 남쪽에 신화 속의 동물인 해태 석상 1마리씩을 세우는 비보풍수(裨補風水)의 힘을 빌리자고 제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주역과 풍수 氣 인테리어', '인생 384효'라는 주역 관련 책을 펴낸 이씨는 현재 서울에서 '885행복공간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