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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절모·정장차림 말쑥한 신사…알고보니 보석 절도범
"감정해줄게요" 노인에게 접근해 귀금속 가로채…역 근처 노약자 노려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말쑥한 정장 차림으로 노약자에게 접근해 "귀금속을 감정해주겠다"며 목걸이, 반지 등을 받고선 그대로 달아난 5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지난 7일 오전 10시께 동작구 노량진역 근처에서 70대 할머니에게 접근해 착용한 목걸이와 반지가 좋은 것인지 봐주겠다고 속인 뒤 귀금속을 받아 도망간 혐의(절도)로 한모(55)씨를 구속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한씨는 노량진역에서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보며 범행 상대를 물색하다가 지팡이를 짚고 무거운 짐을 들고 가는 강모(77·여)씨를 발견하고 짐을 들어주겠다며 자연스럽게 접근했다.
한씨는 강씨에게 고향이 어디냐고 물은 뒤 마침 자신이 고향 후배라고 친근감을 표시하면서 자신이 얼마 전 구청에서 주는 효행상을 받아 잔치를 벌이고 있는데 어머니 같은 분이니 음식을 싸주겠다고 노량진역 옆 한적한 골목으로 강씨를 유인했다.
이어 자신이 보석을 감정할 줄 아는데 강씨가 찬 목걸이, 반지가 좋은 것인지 봐주겠다며 잠시 빼 보라고 설득했다.
강씨는 "18K 금이어서 매우 고가는 아닐 것"이라며 망설였지만, 한씨는 "물에 씻어보면 안다"며 목걸이 1개와 반지 2개를 받아갔다.
이 목걸이와 반지는 강씨 자녀가 사준 것으로 유색금속이 박혀 있어 약 200만원 상당으로 추정됐다.
한참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자 이를 이상하게 여긴 강씨는 한씨가 간 곳을 따라가 봤지만 한씨는 이미 사라진 후였다.
범행 당시 한씨가 중절모를 쓰고 정장을 입은 말쑥한 차림이었으며 말솜씨도 유창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로 한씨의 인상착의를 확인하고 수색을 벌였으며 이틀 뒤인 지난 9일 오전 11시께 청량리역에서 비슷한 수법으로 행인에게 접근하는 한씨를 붙잡았다.
한씨는 경찰조사에서 "일자리를 구할 수 없어 생계가 어려워져 범행을 저질렀다"며 "귀금속은 45만원에 팔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17일 한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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