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대량 기밀유출로 우방간 정보공유 위축될 듯"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최근 남아공 정보기관(SSA)의 기밀문서 대량 유출 사건을 계기로 앞으로 정보 공유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 노스캐롤라이나대 제임스 월시 교수는 25일 워싱턴포스트(WP) 신문 기고를 통해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리자가 입수 보도해 큰 파문을 일으킨 SSA 기밀문서 유출 사건을 계기로 앞으로 우방 간에도 정치적 후유증을 우려해 관련 정보기관들이 정보 공유에 더욱 소극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정보 공유 부문의 전문가인 월시 교수는 정보 공유의 본질은 단순히 정보를 함께 나누는 것이 아니라 다른 국가들로부터 보호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정보를 공유하는 국가는 상대방이 고의든 아니든 그것을 유출하느냐를 우려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위키리크스와 미 국가안보국(NSA) 요원 에드워드 스노우에 이어 정보기관 내부직원(insider)이 기밀 엄수 서약을 저버린 최근 사례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월시 교수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각국은 보안에 더욱 신경을 쓸 것이고, 결과적으로 정보 공유에 더욱 제약이 가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세계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초국가 간 테러조직 등에 대한 대처 능력이 저하될 것으로 우려했다.
그는 내부직원에 의한 기밀 유출은 현재 정보 공유 체제의 가장 큰 도전으로 등장했지만, 시민으로서는 정보기관에 의한 인권과 개인자유 침해 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SSA 기밀 유출 사건을 계기로 정보기관들은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정보 공유를 하지 않을 것이 뻔하며, 상대방의 신뢰성을 수시로 확인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월신 교수는 지적했다.
그러나 가장 신뢰할만한 우방하고만 정보 공유를 할 경우 과도한 비용이 들어간다. 현재 해외 정보 수집과 공작 역량을 가진 국가는 일부에 불과한 데다 그나마 미국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실정이다.
소국으로서는 정보 공유가 제약을 받는다는 것은 광범위한 문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우방이 거의 없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월시 교수는 가장 신뢰할만한 우방하고만 정보 협력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여러 소국들의 정보기관 설립 과정에서 재정과 기술 지원을 해왔다면서, 이를 통해 미국은 정보 공유 원칙을 위배하는 국가를 단죄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출된 SSA 기밀 가운데에는 영국의 대외정보기구(MI6)가 북한의 핵무기 제조 실태 파악을 위해 북한인을 스파이로 포섭하려고 시도한 것과 남아공 내에 활동 중인 주요 정보기관원들의 신원 등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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