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대통령 "멕시코에 불신이 팽배"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동경 특파원 =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이 "멕시코에는 지금 불신이 팽배하다"고 말했다.
멕시코 일간 라 호르나다는 페냐 니에토 대통령이 영국 런던을 방문 중인 3일(현지시간) 현지 신문인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한 내용을 인용해 보도했다.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작년 9월 말 게레로 주 이괄라 시에서 시위하던 교육대 학생 43명이 경찰과 결탁한 갱단에 끌려가 살해된 사건이 발생하고 나서 이러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피살된 학생들의 부모와 학생 및 교사단체 등으로 구성된 시위대가 검찰 등 수사당국이 사건의 진상을 제대로 밝히지 않고 있다고 항의하면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등 시위를 지속하고 있는데 대한 언급이다.
그는 "신뢰가 상실하면서 의혹과 의심이 생겨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학생들의 부모를 찾아가 왜 사과를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정부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가지 않았지만 다른 지도자들이 갔다"고 말했다고 라 호르나다는 전했다.
관급 공사를 많이 따낸 멕시코의 한 기업이 부인 앙헬리카 리베라 여사에게 70억 원대의 고가 주택을 제공해 정경유착 의혹을 불러일으킨 일과 관련해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사실이 많이 왜곡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 기업은 수도 멕시코시티와 산업도시 케레타로를 있는 고속철 건설에 중국 국유기업과 컨소시엄을 결성해 참가했으나 멕시코 정부가 계약을 무효로 한 직후 이러한 의혹이 불거졌다.
리베라 여사는 이후 주택을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교육대 학생 피살 사건의 수사를 지휘한 헤수스 무리요 카람 검찰총장이 최근 여성 상원의원인 아렐리 고메스로 교체된 것과 관련해 멕시코 야당 일각에서 '정실 인사'라는 지적이 불거지고 있다.
고메스 신임 총장은 멕시코 최대 방송사인 텔레비사의 레오폴도 고메스 부사장과 남매지간이고, 텔레비사에서는 리베라 여사가 페냐 니에토 대통령과 결혼하기 전 소속 배우로 일한 적 있다.
리베라 여사는 의혹을 받은 고가 주택을 매각하겠다고 선언하면서 텔레비사에서 1천만 달러를 벌어 집을 샀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미국과 멕시코 연예계와 네티즌 사이에서는 한때 "할리우드 배우 집어치우고 텔레비사에 돈 벌러 가자"는 등의 비아냥거림이 넘쳤다.
레오폴도 부사장은 이날 멕시코 한 일간지 칼럼을 통해 "고메스 신임 총장과는 혈연관계지만 각자의 직업이 있다"며 인사에 관여한 바가 없다고 부인했다.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