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무지개청소년센터 강선혜 소장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3-06 10: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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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가정·탈북청소년 사회적응 지원…"다수의 인식개선 필요"
△ 무지개청소년센터 강선혜 소장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이주배경청소년지원재단 무지개청소년센터를 이끄는 강선혜 소장. 강 소장은 2013년 10월 4대 소장에 취임해 다문화가정과 탈북 등 이주배경청소년의 한국사회 적응을 돕고 있다. 2015.3.6 okko@yna.co.kr

<인터뷰> 무지개청소년센터 강선혜 소장

다문화가정·탈북청소년 사회적응 지원…"다수의 인식개선 필요"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다문화가정과 탈북자 등 이주배경청소년들의 한국사회 적응을 돕는 이주배경청소년지원재단 무지개청소년센터의 강선혜(58) 소장은 "이주배경청소년들은 차별과 편견으로 더욱 힘들어 한다"라며 "소수가 아닌 사회 다수의 인식개선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강 소장은 지난 4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나와 다른 이들을 존중하는 교육을 펼치면서 이주배경청소년이 한국 사회에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진로지도와 취업교육에 더욱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무지개청소년센터는 지난 2006년 청소년복지지원법 제18조에 따라 정부가 설립한 비영리재단으로 여성가족부의 지원을 받아 이주배경청소년의 한국사회 적응을 위한 '레인보우스쿨'과 진로탐색 프로그램, 전문가 양성 과정 등을 운영하고 있다.

강선혜 소장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을 거쳐 여성가족부에서 국제협력담당관·다문화가족정책과장 등을 역임했고, 2013년 10월부터 무지개청소년센터의 4대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다음은 강 소장과의 일문일답.



-- 3년 임기의 절반가량을 달려왔다.

▲ 공무원 때는 정책을 세우고 실행하는 업무를 주로 했는데 여기는 직접 정책의 대상을 만나는 곳이다 보니 더 새롭고 신선하게 다가온다. 두 아들을 키운 엄마로서 와닿는 부분이 많다. 내 아이들은 큰 어려움 없이 자랐는데 한쪽에서는 이런 어려움을 겪는 친구들이 있다는 걸을 새삼 알게 됐다. 센터 차원에서는 올해 2-3년차로 접어드는 사업들이 많은데 더욱 많은 아이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대상과 범위를 꾸준히 늘려나갈 계획이다.



-- 무지개청소년센터는 한국에서 태어난 다문화가정 자녀 외에 중도입국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다. 중도입국청소년의 실태는 어떤가.

▲ 중도입국청소년 대부분이 차별과 편견에 시달린다. 나와 다르면 배척하는 태도 때문에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 2012년 여성가족부에서 실태 조사를 했을 때 다문화가정의 중도입국자녀를 1만7천여 명 정도로 추산했지만 정확한 숫자는 파악조차 안 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한국말을 못하는 상태에서 부모의 재혼 등으로 원치 않는 이주를 해오는 경우가 많다. 본인이 자랐던 환경과 너무 다른 곳에 하루 아침에 놓여지는 것이다. 한국에 미리 와 있던 부모와 장기간 떨어져 있던 아이들도 적지 않다.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해 일반적인 사회관계 형성이 잘 안 되고 부모와 소통도 어렵다. 한국에 와서도 부모와 관계가 안 좋아서 가출하거나 불법 노동의 굴레에 빠지는 아이들도 생긴다. 최근에는 탈북자가 중국인과 결혼해 중국에서 낳은 '비보호 탈북청소년'이 늘고 있는데 이 아이들은 북한이탈주민지원법에 의한 지원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 아이들은 한국말도 못 해서 어려움이 더욱 크다.



-- 학업중단률은 사회적응을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인데 실제로 이주배경청소년의 학업 중단률은 일반 학생보다 높다.

▲ 교육 현장에서 차별과 집단 따돌림 문제가 크다. 다른 아이들이 몰라서 놀리는 경우도 있고 차별인지 인식도 못하는 경우들도 있다. 그런 문제를 줄이는 건 소수자의 노력으로는 안 된다. 다수자의 인식개선이 정말 시급하다. 어린 시절부터 다른 문화를 존중하고 교육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연스럽게 함께 커가는 방식이 필요하다.



-- 올해 새롭게 추진하는 사업은.

▲ 진로탐색 프로그램인 '무지개 잡(Job)아라'에 이어 실질적인 직업교육인 '내일을 잡아라'를 진행할 예정이다. 취업에 도움이 되는 자격증 취득 준비과정이다.

'레인보우스쿨'과 '무지개 잡아라'를 거친 학생들을 상대로 직업 선호도를 조사해 바리스타·피부미용·제과제빵 세 가지 분야를 선정했다. 각 분야 별로 전문가를 초청해 서비스 훈련까지 하려 한다. 센터 내 있는 상담카페인 '다톡다톡'도 규모를 키워 운영해보려고 한다. 이곳에서는 바리스타 자격증을 딴 이주배경청소년 네 명이 실제로 일하고 있다. 탈북청소년을 위한 '찾아가는 상담사'도 늘리고, 다문화감수성 교육 대상 학교도 늘릴 계획이다.



-- 이주배경청소년 교육이 한국사회에 대한 일방적인 적응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지적도 있다.

▲ 기본적으로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면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고유의 정체성을 지켜주면서 한국 사회 적응에 필수적인 부분은 가르칠 필요가 있다. 한국어를 가르치는 이유도 기본적인 의사소통을 위해서다.



-- 이주배경청소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제는.

▲ 우선 정부 차원에서 제대로 된 실태조사가 필요하다. 이주배경청소년의 현황과 그들의 요구사항이 뭔지 파악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무지개청소년센터는 올해 중도입국청소년에 적합한 직업군을 개발하는 연구를 기획하고 있다. 얼마 전 진로지원 태스크포스팀도 따로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미래를 함께 이끌어갈 아이들인데 인내를 갖고 잘 보듬어 줄 필요가 있다. 안 그래도 예민한 시기의 아이들인데 더 배려할 필요가 있다. 차별하지 말고 그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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