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동 주민들 '우회전 금지'에 반발할 듯
대구 수성못에 새 예식장 들어선다…'교통대란' 예고
도로확장에 지자체 예산 대거 투입 '특혜 논란'
파동 주민들 '우회전 금지'에 반발할 듯
(대구=연합뉴스) 김선형 기자 = 대구 수성유원지 옆 호텔수성(옛 수성관광호텔)에 새 예식장이 들어설 예정이라서 심한 교통체증이 우려된다.
수성유원지는 대구시민의 가장 큰 휴식처 중 하나로, 주말마다 교통체증을 빚고 있어 새 예식장이 건립되면 교통대란까지 예상된다.
호텔수성은 지난해 10월 연면적 2만6천454㎡, 지상 3층·지하 1층 규모의 '호텔수성 컨벤션센터' 사업시행 인가를 받았다.
컨벤션센터의 주목적은 예식장이다. 지금까지 예식장 사업을 해온 호텔수성은 대연회장 1홀과 소연회장 2홀을 추가로 갖춘 대규모 예식장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오는 5월 말 부지 전체를 확보한 뒤 건축허가를 받아 내년 3월까지 공사를 끝낸다는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에 예식장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지만 대구시와 수성구는 교통대란에 대한 적절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수성구의 교통영향 분석과 5차례의 심의 결과를 보면 호텔수성은 컨벤션센터와 함께 4층 높이의 주차장을 짓는다.
버스 5대·승용차 774대 등 모두 779대를 무료로 주차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수성구는 "무료 주차장이 건립되면 두산오거리∼호텔수성간 왕복 4차로의 이중주차를 금지해 도로 소통이 원활해 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신설 주차장은 예식장 하객들의 전용 주차장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크고 두산오거리∼호텔수성간의 카페 거리 이용객과 수성유원지 방문객들의 주차난 해소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전망이다.
또 수성구는 호텔수성∼용학로간 275m, 용학로∼용학로25길간 325m의 도로 폭을 15m에서 20m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 도로 중 수성하와이 앞 도로 90m의 경우 호텔수성이 8억원에 매입하고, 나머지 510m의 경우 대구시가 예산 40억원을 들여 2017∼2019년에 도로 확장공사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계획은 예식장 사업으로 인한 교통난 부담금을 자치단체가 대부분 부담한다는 '특혜 의혹'을 낳고 있다.
특히 대구시는 이에 대해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인섭 대구시 건설교통국 도로과 팀장은 "현재로선 시가 수성유원지 일대의 도로확장 예산 40억을 지원해 줄 수 있을지 확답할 수 없다"고 했다.
또 대구시 녹색환경국 공원녹지과 관계자도 "도로 확장보다는 수성유원지 북편의 주차장 확장 예산을 먼저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수성구는 예식장 건립에 따른 수성못오거리∼호텔수성의 교통 체증을 예방하기 위해 파동로 코오롱하늘채∼수성못오거리에 도로전광표지판을 설치해 호텔수성쪽으로의 우회전 차량을 막겠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파동 주민들은 호텔수성·지산동·범물동쪽의 우회전을 막는 대책에 크게 반발할 전망이다.
수성구의 교통대책을 두고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거나 민간 사업자의 이익 실현에 시민 휴식처인 수성유원지를 난개발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대구시 한 교통영향분석·개선대책심의위원은 "여러가지 도로 조건상 교통난이 우려가 되는 상황"이라며 "교통 문제만이 아니라 높은 건물이 들어서면 공원 경관도 해친다"고 지적했다.
대구 수성유원지는 일제시대 농업용으로 만든 인공 저수지에서 시작해 수 십년 동안 도심 휴식처로 지역민의 사랑을 받았다.
2013년 생태복원 공사를 마친 뒤 하루 평균 2만명, 여름철에는 하루 4만명이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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