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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다가스카르 3개월째 폭우 계속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류일형 특파원 = 3개월째 폭우가 계속되고 있는 아프리카 최대 섬나라 마다가스카르. 2015.3.10 << 김창주 선교사 제공 >> ryu625@yna.co.kr |
<인터뷰> 김창주 선교사 "마다가스카르 최악의 상황"
"당장 먹을 것도, 전기도, 물도 없다" "교민피해 아직은 없어"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류일형 특파원 = "극심한 가뭄에 메뚜기 떼 습격, 페스트 창궐로 많이 힘들었는데 또…"
아프리카 최대 섬나라이면서 총 인구 2천260만 명 가운데 70%가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가난한 나라 마다가스카르에서 9년째 선교활동을 하고 있다는 김창주 선교사(56.목사)는 3개월 동안 계속 퍼붓는 폭우로 모든 것을 흙탕물 속에 담근 현지인들을 보면서 가슴이 답답하다.
아프리카 다른 나라와 달리, 아시아에서 유입된 말레이-인도네시아계가 주류를 이루고 있어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쌀을 주식으로 하는 마다가스카르는 지난해 말부터 거의 매일 비가 계속돼 지금까지 80여 명이 숨지고 8만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다음은 이메일을 통한 김 선교사와의 일문일답.
-- 현지의 피해상황을 전해달라.
▲ 해발 1천370m 고지대에 위치한 수도 안타나나리보, 그리고 동쪽으로 이어지는 곡창지대에 가장 많은 비가 왔다. 지난 3개월 동안 거의 매일 비가 오고 있다. 아프리카 우기와 비슷하게 주로 오후, 저녁 시간에 비가 온다. 이번 비는 지난 연말부터 거의 매일 오고 있다. 그 사이에 5차례의 사이클론도 있었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80여 명이 숨지고 8만 2천275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 지금 그곳의 상황과 날씨는.
▲ 이따금 푸른 하늘이 모습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90여 일 이어진 비로 물을 잔뜩 머금은 경사지와 허술한 집들이 무너지는 일이 잦다. 며칠 전 언덕 위에 세워진 우리 신학교 기숙사도 한 동이 무너졌다. 많은 마을과 논이 물바다다. 어떤 마을은 담벼락도, 길도 물에 잠겨 집들이 수상가옥처럼 물 위에 떠 있다. 사람들은 무릎까지 물이 찬 도로를 강을 건너 듯 거슬러 다닌다. 지금도 매일 한두 차례씩, 많게는 예닐곱 차례 비가 온다.
-- 수해를 당한 주민들의 생활은.
▲ 안타나나리보는 수도지만 벼농사를 짓는 논이 많다. 논 안의 집에서 사는 가난한 농민들의 논과 집들이 대부분 물에 잠겼다. 당장 먹을 것도, 전기도, 물도 없다. 기본적인 생필품도 없다. 최악의 상황이다. 거리에는 거지가 날로 늘어나고 있다. 부모들은 얻어먹든지, 훔쳐 먹든지, 동냥해서 가지고 오든지 하라고 아이들을 밖으로 내 보낸다. 지대가 높은 곳에 임시로 천막을 치고 보통 7~10명이 생활한다. 흙탕물에 빨래도 하고 식수도 없어 흙탕물을 가라앉혀 마시거나 멀리 떨어진 공동우물까지 가서 길어 와야 한다.
- 현재 가장 긴급하고 심각한 문제는 무엇인지.
▲ 당장 먹고 살 식량과 생필품이다. 깨끗한 물과 불도 없다. 재건을 위한 물자도 태부족이다. 마다가스카르는 해마다 식량 부족 국이다. 올해 식량이 큰 걱정이다. 물이 빠지면 사람들은 다시 들어가서 살 것이다. 그러나 허술한 집들은 이미 무너졌거나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 한국 교민들은 얼마나 살고 있으며 피해는 없는지.
▲ 150여 명이 사는데 대부분 안타나나리보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다. 아직 교민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런 때는 치안이 불안해져 외국인들 모두 걱정이다.
-- 마다가스카르 정부의 대처와 국제구호단체 등의 활동은.
▲ 정부는 예산이 없어 수해복구공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가난한 농민들이 논바닥 진흙을 파내 벽돌을 만들어 파는 바람에 논바닥이 주변 강 수위보다 낮아져 침수피해를 자초했다. 그러나 이것이 주민들의 주 생활 수입원이라 해마다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워낙 큰 사건들이 많아서인지 아직 국제구호단체의 관심이 적어 안타깝다.
-- 이번 수해로 예상되는 후유증은.
▲ 수해 후유증이 사회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민심이 흉흉하고 폭동 소문도 나돈다. 그만큼 어렵다는 것이다. 잦은 쿠데타 등 정치가 안정되지 못하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는 탓도 있다. 콜레라·이질 등 수인성 전염병도 우려된다. 해마다 4월이 지나면 페스트가 돈다. 작년에도 수 백 명이 페스트로 죽었다.
기독교 NGO 세계선린회와 함께 현지인들의 양돈·양계사업을 돕고 있는 김 선교사는 오는 4월 6~21일 두 명의 양계 지도자를 한국에 보내 보나콤 양계법 등을 실습시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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