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선 전기차가 대세" vs "아직은 불안"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3-12 06: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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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천국' 제주도 전기차엑스포 가보니


"제주도에선 전기차가 대세" vs "아직은 불안"

'전기차 천국' 제주도 전기차엑스포 가보니



(서귀포=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전기차를 사고 싶어도 아직은 불안감이 남아 있어요. 비오는 날 배터리에 감전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있나요?"(제주시 고영식 씨)

"제주도에서는 전기차가 대세인 것 같습니다. 정부 지원금을 받아 세컨드 카로 전기차를 구입하고 싶어요."(서귀포시 30대 주부 이모 씨)

11일 서귀포시에 위치한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오는 15일까지 계속되는 제2회 국제전기자동차 엑스포(IEVE 2015)를 보기 위한 관람객들로 평일 낮임에도 제법 북적거렸다.

'이산화탄소 배출 없는 섬'을 만들기 위해 2030년까지 도내 자동차를 모두 전기차로 대체하겠다는 야무진 계획을 세운 제주도가 지원금을 집행하는 민간 보급 전기차(1천488대) 사업에 대한 신청 기간과 겹쳐서인지 아웃도어 복장을 한 관광객들 사이로 현지인처럼 보이는 관람객이 적지 않았다.

기아차[000270] 쏘울EV, 르노삼성차 SM3 Z.E., 한국GM의 스파크 EV, 닛산 리프, BMW i3, BYD e6 등 엑스포에 참가한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를 볼 수 있는 1층 공간은 각 회사의 전기차를 꼼꼼히 뜯어보고, 직접 타보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관람객들의 전기차에 대한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아내와 함께 엑스포를 찾아 닛산 리프를 살피던 고영식(55)씨는 "리프의 디자인이 가장 마음에 든다"며 "보조금을 받으면 전기차가 가격 면에선 부담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 씨는 그러나 이번에 제주도 전기차 공모에 응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전기차가 보급 초기 단계라 아직은 불안하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비오는 날 배터리에 감전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도 있고, 제주도에 비교적 충전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고는 하지만 만약 충전소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배터리가 떨어져 차가 갑자기 멈춰버리면 어쩌냐"며 "보조 배터리라도 있으면 그나마 안심이 될텐데 그런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현재 기아차 오피러스를 타고 있다는 고 씨는 "경제성이 아무리 좋아도 이런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는 한 전기차를 구입할 수는 없을 것 같다"며 "또 전기차가 소형차 위주로 생산돼 우리같은 50∼60대가 타기엔 운전석도 다소 좁고 불편함이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날 남편, 세 살배기 딸과 엑스포장을 찾은 주부 이 모(31)씨는 "제주도에서는 전기차가 대세"라며 "아기와 함께 다니려면 필요할 거 같아 현재 몰고 있는 휘발유차 외에 소형차를 추가로 사려 했는데 마침 전기차 지원 사업이 있다고 해 겸사겸사 구경왔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살다가 남편 직장 때문에 제주도로 한 달 전에 이사왔다는 그는 "제주도 곳곳에 충전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져 있는 것 같더라"며 "여기 있는 전기차를 한 번씩 시승해본 뒤 하나를 택해 공모에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i3가 가장 마음에 들긴 하는데 가격이 문제"라고 웃으며 기아차 쏘울EV 설명서를 받아갔다.

지인들과 제주도에 놀러온 서울 주민 양한모(62)씨는 "평소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있던 터라 전시장에 한번 와봤다"며 "서울에서는 전기차를 사고 싶어도 충전소 등 인프라가 적어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IEVE 2015 사무국에 따르면 이날까지 방문객은 4만여명으로 작년보다 다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임남구 IEVE 2015 사무국장은 "올해는 작년보다 행사 규모가 대폭 늘어 볼거리가 많아진 덕분인지 관람객 반응이 더 뜨겁다"며 "제주도의 전기차 보급 사업과 맞물려 실수요자의 방문이 늘고, 중국 업체들이 대거 참여한 것도 이번 행사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엑스포에는 1회 대회에 참가했던 기아차, 르노삼성차, 한국GM, 닛산 외에 i3를 들고온 BMW, BYD와 상하이모터스, 위나동방 등 중국 업체들도 대거 가세하며 행사 규모가 커졌다. LG전자[066570], 한국화이바, 우진산전 등 배터리 관련 업체들까지 포함하면 참가업체가 작년보다 2배가량 많은 73개에 이른다.

특히 중국의 전기차·배터리업체인 비야디(比亞迪·BYD)는 내년 초 국내에서 선보일 전기차 e6를 한국 관람객에게 첫선을 보여 이목을 끌고 있다.

전시장 인근에 근무하는 40대 직장인 현 모씨는 비야디 전시장 안내원에게 "가격이 얼마냐, 중국도 전기차를 만드냐" 등의 질문을 잇달아 던지며 높은 관심을 표현했다. 그는 "중국 자동차 산업이 우리나라보다 한참 밑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멀쩡하게 생긴 전기차까지 내놓다니 놀랍다"고 말했다.

한편, 내년에는 현대차[005380]도 자사의 첫 전기차를 출품할 것으로 예상되고, 메르세데스-벤츠와 폴크스바겐도 참가 의사를 밝히는 등 제주 전기차 엑스포의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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