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컷 공들였더니 해체…美 시리아반군 지원계획 적신호
온건파 '하라카트 하즘' 패퇴, 새 반군연합체에 합류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미국의 지원을 받아온 시리아 내 대표적인 온건 반군 조직 '하라카트 하즘'이 붕괴하면서 시리아 반군세력에 대한 미국의 장비 지원 계획에 붉은 신호가 들어왔다.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하라카트 하즘이 최근 알카에다의 시리아 지부인 알누스라전선에 의해 격퇴되고 이 과정에서 미국이 제공한 대전차 '토우'(TOW) 미사일 등 다량의 무기도 탈취당하면서 시리아 온건 반군 조직의 지원 계획에 의구심이 일기 시작했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샤리 알 아사드 대통령에 반기를 든 대표적인 반군 조직인 하라카트 하즘은 조직을 해체하고 새로 결성한 반군 연합체 '샤미아 전선'(일명 '레반트 전선')에 합류한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도 미 국방부는 1만 5천여 명 규모의 온건 성향 시리아인들을 규합해 터키, 요르단, 카타르 및 사우디 아라비아 등 4개국에서 군사 훈련을 할 새로운 계획을 발표했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알아사드 정권에 반대하고 소수민족 인권을 옹호하는 사람들을 온건주의자로 분류하지만 이는 현실을 모르는 처사다. 시리아에서는 수많은 반군 조직들이 생겨나고 상황에 따라 충성하는 조직이 달라지는가 하면 강경파들이 전선을 장악하기도 한다.
서방이 지원하는 반군 조직 대부분은 전투에서는 알카에다와 연합하고 아사드 정권에 반기를 든 수니파 단체들이다. 그러나 서방의 지원을 받는 반군들은 전투가 벌어지는 시리아 북부 전선에서 대부분 도주하기 바쁘거나 터키에서 휴식을 취하기 일쑤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종교적 이념, 더 나은 금전적 보상 등을 노려 과격파 조직으로 전향하기도 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하라카트 하즘은 흔히 '자유시리아군'(FSA)로 알려진 서방 측 지원 온건 반군조직들 사이에서는 거의 혜성 같은 존재로 각광을 받았다. 당연히 이들에게는 토우 미사일 같은 최신 미제 무기들이 제공됐다.
하라카트 하즘은 지난해에만 식량, 통신장비, 의약품, 크레인 같은 비살상용 장비 500만 달러 어치를 공급받았고 이와 별도로 미 중앙정보국(CIA)이 운영하는 비밀 군사 훈련도 제공됐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새 반군 지원 정책은 CIA의 공작과는 다르다. 온건 반군 조직에 대한 지원은 알아사드 정권 타도가 아니라 시리아와 이라크를 파죽지세로 석권해온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 세력 '이슬람 국가'(IS)에 맞서기 위해서다.
익명을 요구한 국방부 관계자는 "우리의 목표는 시종일관 시리아 국민이 IS에 맞서려고 지원하는 것에 집중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IS에 대항하는 반대 무장 조직을 양성해 지원하려면 지금보다 더 많은 군사 지원이 필요하고 더 어려운 고비도 겪어야 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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