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외무장관 회의, 리비아 평화유지활동 참여 합의(종합2보)
"평화중재 실패하면 석유금수·중앙은행 자산동결 등 제재해야"
(브뤼셀=연합뉴스) 송병승 특파원 = 유럽연합(EU) 외무장관들은 16일 리비아 평화유지활동 참여 방안에 합의했다.
오는 19∼20일 EU 정상회의를 앞두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외무장관 회의에서는 내전 상태에 있는 리비아에 병력을 파견해 휴전을 감시하고 공항 등 주요시설을 보호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리비아의 이슬람 정부와 비이슬람계 정부 간 통합을 위한 유엔의 중재를 지원하고 무기금수를 감시하는 등의 평화유지 임무를 위해 EU 병력을 리비아에 파견하는 방안을 제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같은 제안에 대해 일부 EU 회원국은 지난 2013년에도 리비아에 파견된 보안 전문가들이 튀니지로 쫓겨난 사례에 비추어 이번에도 임무 수행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병력 파견에 신중할 것을 요구했다.
이날 회의에서 발표된 성명은 병력 파견 계획은 밝히지 않았으나 리비아 평화유지활동에 참여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EU 28개국 외무장관들은 리비아에서 단일 정부가 수립되고 보안 조치가 진전되는 즉시 모게리니 대표에게 군사 및 민간 부문의 리비아 평화유지활동 참여 방안을 마련하도록 위임했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리비아 평화중재 노력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강력한 압박을 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호세 마누엘 가르시아-마르갈로 스페인 외무장관은 리비아 통합 정부 구성을 위한 유엔의 중재가 실패하면 석유 금수와 리비아 중앙은행 자산 동결 등의 제재를 가하는 방안을 제의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남유럽 국가들은 리비아 내전 사태 악화로 난민 유입이 늘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 국가는 EU의 적극적인 사태 개입과 평화유지활동 수행을 지지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 안정화 방안이 논의됐다. EU는 우크라이나 내전 사태 해결을 위한 '민스크 평화합의'를 모든 내전 당사자들이 준수할 것을 촉구하고 아울러 휴전 감시를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EU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공화국 병합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러시아의 국제법 위반 행위를 지속적으로 비난할 것이라고 밝혔다.
EU 외무장관들은 이날 성명에서 러시아의 크림 병합은 국제안보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이며 국제법 질서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이 성명은 크림 반도의 러시아 군사력 증강과 크림에서의 인권 상황 악화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프랑스·독일 4개국 정상은 지난달 12일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우크라이나 내전의 휴전과 중화기 철수 등의 평화안에 합의했다.
이번 회의를 앞두고 EU 28개 회원국들은 오는 7월 만료 예정인 EU의 대(對)러시아 경제제재를 연장하거나 새로운 제재를 부과하는 방안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EU 외교소식통이 전했다.
이에 따라 이번 EU 외무장관 회의와 이어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는 이 문제가 논의되지 않을 것이라고 EU 전문매체들이 전망했다.
EU는 '민스크 평화합의'가 준수되는지 지켜본 후 7월에 러시아 경제제재 연장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EU는 개인과 단체에 대한 제재는 계속 유지할 계획이다.
EU 각료이사회는 지난 13일 우크라이나 내전 사태에 책임이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개인과 단체에 대한 제재를 6개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EU 각료이사회 성명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적 통합성, 그리고 독립을 침해한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인 150명과 37개 단체에 대한 자산동결과 여행금지 등의 제재를 오는 9월 15일까지로 연장한다"고 밝혔다.
이번 EU 외무회의는 지중해에서의 난민 참사를 방지하기 위해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에 망명 심사를 위한 역외 난민 수용소를 건립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유엔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에서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향하던 난민 3천500여 명이 사망했다.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