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남태평양에 세계최대 해양보호구역 조성 나서
(런던 AFP=연합뉴스) 영국 정부가 남태평양에 프랑스와 독일의 영토를 합친 면적에 육박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해양보호구역(MPA)을 조성하겠다고 18일 밝혔다.
영국이 추진하는 해양보호구역은 영국령 남태평양 피케언 제도 일대에 마련될 예정으로 이 지역은 1789년 영국의 조사선 바운티호의 승무원들이 폭동을 일으키고 정착한 사연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영국 정부의 이런 계획은 새 회계연도 예산안을 통해 처음 공개됐다. 오스본 장관은 전날 하원에 출석해 예산안 주요 내용을 설명하면서 "정부는 피케언 제도 일대를 MPA로 지정하는 작업을 추진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영국 정부는 최종 성사 여부는 이 지역 항구에 대한 불법 어로 금지와 해상 경비 조치를 비롯해 대규모 위성감시 활동에 대한 합의 여부에 달렸다고 여지를 남겼다.
피케언 제도 일대는 환경오염의 영향이 아직 덜 미치는 지구 상에 얼마 남지 않은 해양 생태환경이라는 점에서 보호운동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이 지역에는 해양 포유류와 조류, 어류 등 1천249종에 이르는 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존하는 해양 생물 중 가장 깊은 바다에서 사는 갑피산호말류의 서식지로도 이름이 높다.
미국의 자선재단 퓨자선기금이 해상환경 보호운동을 전개하면서 이 일대 83만4천334㎢ 면적에 대한 보호구역 지정을 촉구해왔다. 퓨자선기금은 2013년 이 지역 자치정부와 환경전문지 내셔널지오그래픽 등과 함께 보호구역 지정 방안을 처음 공론화했다.
퓨자선지금은 영국 정부의 계획에 대해 "보호구역이 조성된다면 원시에 가까운 해상서식지를 보존할 수 있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영국 정부의 이번 계획이 성사되면 피케언 제도 일대는 단일지역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해상보호 구역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태평양 오지 환경 보호를 위해 127만㎢ 해양 구역에 대한 보호사업 구상을 발표했지만 분산된 여러 지역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남태평양의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의 서쪽에 있는 피케언 섬은 1767년 영국 해군에 처음 발견됐으며 바운티호의 폭동 승무원과 타히티의 폴리네시아인 동조자들이 처음으로 정착했다. 이들의 후손들은 이후 1856년 뉴질랜드 인근의 규모가 큰 노퍽섬으로 이주했고 4개의 작은 섬으로 이뤄진 이 지역에는 현재 50명의 인구가 등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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