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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 (AP=연합뉴스 자료) |
고르바초프 "우크라 사태, 페레스트로이카 좌절 결과"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우크라이나 사태는 소련을 유지하면서 개혁을 추진하려던 '페레스트로이카' 정책이 좌절된 결과라고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前) 소련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주장했다.
고르바초프는 이날 현지 관영 신문 '로시이스카야 가제타'에 기고한 글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의 근본적 원인은 페레스트로이카 정책의 좌절과 (1991년) 러시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지도자들이 '벨로베슈 숲'에서 내린 결정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옛 소련의 핵심국가였던 러시아,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등 3국 정상은 1991년 12월 8일 벨라루스의 벨로베슈 숲에 있는 관저에 모여 소련을 해체하고 느슨한 형태의 국가 모임인 독립국가연합(CIS)을 창설하는 협정에 서명한 바 있다.
협정 서명 18일 만인 같은 달 26일 소련의 의회 격인 최고회의는 소련 공식 해체를 선언했다.
고르바초프는 "이후 우크라이나는 줄곧 국가 분열의 시련을 겪어왔다"면서 "우크라이나를 대서양 공동체로 끌어들이려는 시도를 하면서 서방은 보란 듯이 러시아의 이익을 무시했고 그 결과는 누구의 승리도 아닌 모두의 패배"라고 지적했다.
그는 "새로운 냉전과 심지어 '열전'(실제 전쟁)이 벌어질 수 있는 실질적 위험이 생겨났다"며 "지금은 서로를 비난하거나 승리를 향한 행보를 취할 때가 아니라 사태 해결을 위한 건설적 행보를 지지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군사적 해결은 불가능하며 그러한 해결의 승자는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고르바초프는 "러시아는 현재의 전 지구적 혼란을 극복하는 데 큰 공헌을 할 수 있으며 서방도 이 점을 이해해야 한다"면서 "러시아를 고립시키고 무시하려는 어떤 시도도 성공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러시아와 국제사회의 모든 경제적 어려움의 근원은 경제가 아닌 정치에 있다면서 러시아 국내 정치뿐 아니라 국제 정치의 민주화, 다극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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