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관행 충북한적 회장 선출 '자율선거' 자리잡나>
충북도 추천 인사 추대 관행 2012년 깨져…올해도 경선 치를 듯
(청주=연합뉴스) 황정현 기자 = 대한적십자사 충북지사(이하 충북한적) 회장 선출 방식이 '추대' 관행을 깨고 경선을 치르는 것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충북도가 추천한 인사가 추대되는 것이 관례였지만 2012년 도가 추천한 인사가 우여곡절 끝에 치러진 경선에서 낙선한데 이어 올해도 도와 충북한적이 '거리두기'를 하면서 자유로운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충북도는 22일 충북한적이 회장 인사 추천을 요청해오지 않는다면 회장 선출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충북한적도 단체 특성상 '독립성'이 가장 중요한 만큼 상임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자율적으로 임원을 선출하겠다고 밝혀 충북도에 추천을 요청하지 않을 뜻임을 분명히했다.
충북한적 내부 규정에는 충북도가 회장 추천권을 행사한다는 내용은 없다.
그러나 지난 60여년간 관례적으로 충북지사가 충북한적의 명예회장을 맡고, 도가 회장 후보를 추천하면 충북한적이 추대하는 형식으로 회장을 선출해왔다.
충북도의 한 관계자는 "관례상 적십자사의 추천 요청에 따라 도가 천거한 인사가 인준됐다"며 "규정이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충북한적의 요청이 없다면 회장 선출에 개입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충북도가 추천한 회장이 선출되던 관행이 깨진 것은 2012년 8월께다.
당시 성영용 현(現) 회장이 상임위원회 때 돌연 회장 선거에 출마, 도가 추천한 인사를 제치고 당선됐다.
이 때문에 충북한적의 요청에 따라 회장 후보를 추천한 이시종 지사는 '뻘쭘'한 처지가 됐고. 충북도와 충북한적의 관계도 껄끄러워졌다.
이 지사를 비롯한 충북도 인사들이 성 회장 취임식에 불참했고, 관행처럼 상임위원을 맡았던 충북도 행정국장이 신임 상임위원직을 거부하기도 했다.
충북한적은 성금 모금 활동에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이 절대적인 만큼 관계 회복을 시도했지만 한 번 틀어진 충북도와의 거리는 쉽사리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는 8월로 예정된 차기 회장 선출 역시 충북도의 입김이 배제된 상태에서 희망자가 모두 출전해 승부를 가리는 경선 방식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연임을 노리는 성 회장과 대한적십자사 봉사회 충북지사협의회 황관구 전(前) 회장의 맞붙는 양자구도가 거론되고 있다.
충북한적이 지난 2월 적십자사 이름을 무단으로 도용해 민간단체를 설립했다는 이유로 황 전 회장의 적십지사 봉사원 자격을 박탈당한 것을 두고 회장 선거를 겨냥한 성 회장 측의 견제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황 전 회장은 성 회장을 상대로 청주지법에 봉사원 자격상실 통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이다.
충북한적 관계자는 "다른 지역은 시도지사가 회장 후보를 추천하는 전례가 없다"며 "이번 선거에서 경선이 이뤄질지, 한적 내부적으로 단일 후보를 추대할지는 6∼7월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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