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수협 회장 후보 압축…법인화 우려 한목소리
이종섭 vs 조흥식 교수…이번주 투표로 결정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서울대 이사회를 견제하는 역할을 해 '서울대 내 야당'이라고 불리는 교수협의회가 차기 회장 후보를 2명으로 압축하고 이번 주 투표에 들어간다.
후보들은 공통으로 서울대가 법인으로 전환된 이후 학교운영 등에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하며 교수협의회를 구심점으로 교수들이 더욱 큰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대 교수협의회는 23∼27일 학내 전체 전임교수를 대상으로 차기 회장을 뽑기 위한 온라인 및 모바일 투표를 시행한다고 22일 밝혔다.
회장 후보는 이종섭 전 자연과학대 학장(61·생명과학부 교수)과 조흥식 전 서울대 민주화교수협의회 의장(62·사회복지학과 교수) 등 2명이다.
앞서 교수협의회는 지난 16일 회의를 열어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한 3명의 후보 중 이 전 학장과 조 전 의장을 최종 후보로 결정했다.
1960년 출범한 교수협의회는 교수의 권익 보호에 주력해 왔으나 2012년 서울대가 법인으로 전환되면서 이사회 권한이 커지자 이를 견제하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법인화 이후 총장 선출 방식이 직선제에서 간선제로 바뀌자 교수협의회는 회장 선출 방식을 거꾸로 간선제에서 직선제로 바꿨다. 교수 대표는 교수들이 직접 뽑겠다는 취지에서다.
교수협의회는 첫 간선제 서울대 총장이 선출된 지난해에는 학내 구성원이 뽑은 1순위 후보가 탈락한 데 반발해 27년 만에 비상총회를 열고 이사회 총사퇴를 요구하는 등 강수를 두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두 후보 모두 선거전에서 '법인 서울대'에 대한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 후보는 "법인화 이후 대학본부는 여러 위원회를 구성해 대학 발전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으나 이 중 시행에 옮겨진 것은 많지 않다"며 "총장과의 분기별 정례모임을 추진해 교수협의회의 정책 제안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조 후보는 "학교 운영의 모든 권한이 이사회와 총장에 집중돼 학내 구성원의 의견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서울대 정관과 규정, 나아가 법 개정으로 이런 문제를 해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수표를 받은 사람이 차기 회장으로 당선되며 오는 30일 총회에서 공식 임명된다. 임기는 2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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