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중심 대학 구조개혁, 기초학문 사라질 것"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3-26 20:5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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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 토론회 "비판적·성찰적 인재 못 키워"
△ '사립대학 이대로는 아니 된다'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서울 사립대학교 총학생회장과 부회장들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등록금심의위원회의 정상화를 요구하고 일방적인 학사제도 변경을 규탄하고 있다.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국민대, 서강대, 세종대, 숭실대, 연세대, 중앙대, 한양대, 홍익대 등 11개 대학 총학생회는 연석 회의기구인 '사이다(사립대학 이대로는 아니 된다'를 출범했다. 2015.3.13 jieunlee@yna.co.kr

"시장중심 대학 구조개혁, 기초학문 사라질 것"

중앙대 토론회 "비판적·성찰적 인재 못 키워"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교육부가 진행하는 대학 구조개혁은 대학을 산업수요에 따른 시장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흐름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중앙대 교수협의회 주관으로 26일 중앙대 서울캠퍼스 정문 앞 잔디밭에서 열린 '현시기 대학개편, 무엇이 문제인가' 긴급토론회에서 한국대학학회장인 윤지관 덕성여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는 "이명박 정부 때부터 취업률이 대학평가에 결정적 기준이 됐다"며 "현 정부 들어 그 비중이 다소 줄었지만 세계 어디에도 취업률을 중심으로 대학을 평가하고 이에 따라 재정지원, 인원감축을 하는 곳은 없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대학은 일자리를 만드는 곳이 아니다"라며 "국가와 사회 전체가 일자리 마련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토론회는 중앙대가 추진 중인 학사구조 개편을 계기로 대학 구조개편 전반의 문제를 살피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중앙대는 지난달 학과제 전면 폐지를 골자로 한 개편안을 발표했으나 학내외 반발이 거세지자 최근 학과제를 유지하되 모집단위를 광역화하는 수정안을 내놨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전공제를 학과제로 명칭만 바꿨을 뿐 학과 간 통폐합을 쉽도록 한 규정을 그대로 둬 상대적으로 취업률이 낮은 학과는 여전히 고사 위기에 놓여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중앙대 개편안에 반대해 결성한 교수대표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인 김누리 독어독문학과 교수는 "중앙대 상황은 중앙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대학이 처한 상황을 보여준다"며 "대학본부는 학문을 없애고 취업에 무게를 두는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대학이 비판적이고 성찰적인 인물보다는 기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인물을 만들기 바란다"며 "이런 식으로 가면 인문·사회학과 기초학문은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애초 R&D센터 3층 대강당에서 열 예정이었나 학교 측이 돌연 대여를 취소해 야외에서 개최하게 됐다고 교수비대위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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