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미국 제재 철회 촉구 300만명 서명"
남미·스페인 지도자들, 베네수엘라 여야 대립 중재 추진
(멕시코시티·상파울루=연합뉴스) 이동경 김재순 특파원 = 베네수엘라가 미국 정부의 제재 철회를 촉구하기 위해 벌이는 국민 서명운동에 300여만 명이 참여했다.
수도 카라카스의 호르헤 로드리게스 시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고 현지언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베네수엘라는 작년 말 반정부 시위사태 때 발생한 인권 탄압과 관련해 미국 정부가 군과 정보기관의 고위 관리들의 자산동결과 미국 비자 제한 등 제재를 잇따라 가한 데 대한 반발로 지난 20일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1천만 명의 서명을 모아 다음 달 10일 파나마에서 열리는 미주기구(OAS) 정상회의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로드리게스 시장은 이와는 별로 트위터에 '#오바마제재철회'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베네수엘라 지지를 호소하는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캠페인도 전개하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위협이 아니라 희망'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전개하는 이 캠페인은 오바마 대통령이 "베네수엘라가 미국의 안보에 현저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한 반박을 의미한다.
마두로 대통령은 개발도상국 그룹인 G77과 중국이 미국의 제재에 대한 유감을 표시하고 베네수엘라의 주권을 존중할 것을 촉구한데 대해 25일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남미 좌파 국가들의 결성체인 '미주를 위한 볼리바르 동맹'(ALBA)과 남미국가연합(UNASUR) 등도 미국의 제재 철회를 촉구하면서 베네수엘라를 지지한다고 최근 선언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OAS 정상회의에서 오바마와 마두로 대통령의 만남이 성사될지, 마두로 대통령이 건네는 서명지를 오바마 대통령이 받을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한편, 베네수엘라의 정부 여당과 야권이 대립하고 있는 문제와 관련해 남미와 스페인의 정치 지도자들이 중재에 나서기로 했다.
브라질 페르난두 엔히키 카르도주 전 대통령과 스페인의 펠리페 곤살레스 전 총리는 베네수엘라의 정정 불안을 해결하기 위한 '정치 지도자 그룹'을 구성하기로 했다고 브라일 일간지 폴랴 지 상파울루가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작년 소요 사태때 반정부 폭력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야당 지도자인 레오폴도 로페스를 구속했고, 최근 카라카스 시장인 안토니오 레데스마를 쿠데타를 모의한 혐의로 체포했다.
여당측은 야당의원 중 일부 인사가 쿠데타 모의에 참가했다고 주장하는 등 야권과의 대립이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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