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프로스 통일협상 7개월 만에 재개 가능성
터키 가스전 탐사선 철수…유엔 특사 내달 키프로스 방문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준억 특파원 = 지중해의 섬나라 키프로스가 해상 천연가스 개발권 다툼으로 통일협상을 중단한 지 7개월 만에 재개할 가능성이 커졌다.
남북 키프로스가 분쟁을 일으킨 해상에서 가스전 탐사선을 철수하기로 했으며, 유엔 특사도 키프로스를 방문해 협상 재개를 추진하기로 했다.
터키와 그리스 언론들은 31일(현지시간) 터키계인 북키프로스의 외즈딜 나미 외무장관이 터키의 탐사선 바바로스 호가 터키로 철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나미 장관은 전날 국영방송 BRT에 그리스계인 남키프로스 탐사선이 철수하고 있어 선의를 보이기 위해 바바로스 호 철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남키프로스는 지난해 10월 터키와 북키프로스의 가스전 탐사 계획은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침범한 도발이라고 비난하고 통일협상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남키프로스 정부는 한국가스공사와 이탈리아 ENI 컨소시엄이 시추 중인 지역은 터키를 제외한 국제사회가 인정한 키프로스의 EEZ에 포함된다고 주장했다.
남키프로스는 또 지난 26일 가스공사-ENI 컨소시엄이 EEZ 내 9광구에서 실시한 2차 시추에서 가스전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터키 언론들은 양측이 가스전 탐사를 중단함에 따라 남키프로스가 다시 통일협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다만 터키와 북키프로스는 키프로스 섬 전체의 천연자원을 양측이 공정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해 협상이 재개되더라도 진통이 예상된다.
프로코피스 파블로풀로스 그리스 대통령은 전날 남키프로스를 방문해 협상을 시작하려면 우선 터키 탐사선을 철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파블로풀로스 대통령은 또 "키프로스의 EEZ를 침범하는 것은 유럽연합(EU)의 EEZ를 침범하는 것"이라며 통일협상 중단은 옳은 결정이었다고 덧붙였다.
통일협상을 중재하는 유엔은 전날 성명을 내고 에스펜 바트 에이데 특사가 다음 달 6일 키프로스를 방문해 봄에 협상을 재개할 수 있도록 양측 정상들과 회담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은 에이데 특사가 협상재개를 낙관하고 있으며 이번 방문이 협상을 진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키프로스는 1963년 그리스계와 터키계 주민 사이에 무력충돌이 빚어져 유엔이 평화유지군을 보내 분리해서 관리하기 시작했으며, 1974년 7월 그리스계 장교들의 쿠데타가 일어나자 터키가 군대를 파견해 북부 지역을 점령한 이후 분단이 공고해졌다.
남북 키프로스 정상은 지난해 2월 통일협상을 2년 만에 재개하기로 합의했으나 구체적인 통일방안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교착상태를 보이다 지난해 10월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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