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런스 前 美재무 "미국경제, 전 세계 디플레 대비해야"
FT 기고문…"미, 중국 AIIB 추진 대응에 전략적 실패"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로런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앞으로 미국 경제정책의 우선순위는 전 세계 디플레 시대에 대비해 긴축이 아니라 투자 활성화에 놓여야 한다는 견해를 내놨다.
하버드대 교수로 재직 중인 서머스는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지 기고에서 "자본은 풍부하고 디플레이션 압력은 상당한 세계로 향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제안했다.
그는 "주요 선진국 가운데 2020년까지 실질금리가 제로 수준을 크게 웃돌거나 인플레 목표가 달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전혀 없다"면서 "어느 시점에선가 수요가 공급에 못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 체계는 시정의 책임을 재정적자국들에 놓고 있지만, 이제는 재정흑자국들에도 (시정의) 압력을 부과하는 균형된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머스는 또한 중산층을 중심에 둔 경제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산업국가들에서 근로계층에 도움이 안 되는 정책들은 결국 성공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국제사회 의제들이 때로는 지적재산권이나 투자보호 같은 담론적 우려들과 세계 빈곤문제나 후세에 대한 책임 등 도덕적 우려들을 결합한 것처럼 보이지만 중산층에는 아무런 관련이 없을 때가 잦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미 정부가 의회의 위선에서 벗어나고 당의 이익 추구를 자제하면서 초당적 입지를 견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 곳(민주당)은 본질적으로 모든 자유무역협정을 거부하고, 다른 한 곳(공화당)은 국제기구들에 자금을 제공하는 것을 주저하는 한 미국은 세계 경제 체제를 만들 자리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이 특정 안보 목표들 때문에 국제기구들의 자금 이용을 지나치게 제한한다면 국제 사회에서 달러화가 주요한 역할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개발은행(AIIB) 추진 대응에 전략적 실패를 했다고 평가하고 국제 경제에 대한 접근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 정부가 다른 국가들이 국제통화기금(IMF) 같은 기존 국제기구들에 자금을 대거나 이들로부터 자금을 받는 것을 가로막음으로써 중국이 AIIB를 만들 여건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미국은 우파의 저항 때문에 2009년 미국이 추진했던 IMF 개혁안을 세계에서 유일하게 반대했다면서 개혁안이 승인됐다면 세계 경제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중국과 인도에 경제력에 걸맞은 투표권을 부여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다른 한편으로 미국은 IMF 등 기존 국제기구들이 인프라 프로젝트에 자금을 대는 것을 주저한 탓에 많은 개발도상국이 국제기구들의 지원을 바라는 상황에서 미국은 이들 국제기구의 자금제공자에서 멀어져 갔다고 비판했다.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