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디트스위스 "한국증시 투자 적기 아니다"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국제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는 실적 부진 전망과 엔저, 낮은 배당수익률, 산업생산 부진 등을 들어 지금이 한국 증시에 투자할 적기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크레디트스위스는 한국 증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유지하면서도, 비중확대 정도를 기존의 '15% 확대'에서 '5% 확대'로 하향했다.
6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크레디트스위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지금이 한국 증시에 투자할 적기는 아니라며 5가지 근거를 제시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첫 번째 이유로 한국 증시의 수익 전망이 내년까지 부정적이라는 점을 들었다.
이 회사는 한국 증시의 향후 12개월 기준 자기자본이익률(ROE)이 9.8%인데 비해 자기자본비용은 12.5%라고 전망하면서 두 지표 간의 격차(-2.7%포인트)가 최근 10여년 간 최악일 뿐 아니라 신흥국 전체 평균치를 2.9%포인트 밑돈다고 분석했다.
이는 한국 상장사들의 순이익률이 2004년 6.3%에서 작년 3.9%로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크레디트스위스는 설명했다.
한국 증시의 실적 전망치 조정 추이도 신흥국 중 최악 수준으로 꼽혔다.
한국 상장사들의 실적 전망치는 2011년 8월 이후 42개월간 하향 일로를 걸었으며, 올해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도 최근 14개월간 25% 하락했다. 이 같은 추세는 크레디트스위스가 분석하는 신흥국 및 아시아 국가 중에서 하위권에 속한다.
보고서는 한국 수출기업들의 가격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치는 엔저도 한국 투자의 걸림돌이라고 봤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엔저 추세가 계속돼 향후 12개월 안에 원·엔 환율이 100엔당 870원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의 배당성향과 배당률이 신흥국 중 최악 수준이라는 점도 한국 증시 투자를 권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였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최근 2년간 한국의 배당성향이 신흥국 평균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으며, 한국 기업들의 잉여현금흐름과 배당수익률 간의 차이도 2004년 이후 최대라고 지적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아울러 한국의 올해 2월 수출이 3.4% 줄어 2년 내 최대 감소폭을 기록하는 등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올해 산업생산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며 이 역시 투자에 적기가 아님을 보여주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