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황병서-최룡해, 권력서열 2위 놓고 시소게임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4-08 19:2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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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자 권력 비대화 막으려는 '김정은의 용인술'
"최룡해 여전히 정권 핵심인물…영향력 변화 없어"
△ 지난해 12월 추모대회에 참석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오른쪽부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북한 황병서-최룡해, 권력서열 2위 놓고 시소게임

2인자 권력 비대화 막으려는 '김정은의 용인술'

"최룡해 여전히 정권 핵심인물…영향력 변화 없어"



(서울=연합뉴스) 최선영 기자 = 북한 김정은 정권의 2인자가 최룡해 노동당 비서에서 다시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으로 바뀌었다.

두 사람의 권력 서열이 '엎치락 뒤치락' 하는 게 작년부터 벌써 세번째다.

최고지도자의 권력을 능가하는 2인자를 두지 않으려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용인술이 엿보인다.

황병서는 지난해 5월 김정은 체제 출범과 함께 정치국 상무위원 겸 총정치국장에 오른 최룡해를 제치고 이 자리를 차지했다.

이 때 최룡해는 군복을 벗고 노동당 근로단체 비서로 물러났고 서열도 한참 뒤로 밀렸다.

대신 황병서는 공식 권력 서열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박봉주 내각 총리 다음으로, 사실상 권력의 2인자로 자리매김하는 듯 했다.

그러나 불과 6개월이 지난 작년 10월 최룡해는 근로단체 담당 당비서 신분으로 정치국 상무위원에 다시 호명됐다.

이번엔 아예 공식 서열마저 내각 총리인 박봉주와 총정치국장인 황병서까지 제치며 '영의정' 자리에 오르는 듯 했다.

당 비서 신분으로 총리와 군 총정치국장을 제친 경우는 1998년 김정일 체제 공식 출범 이후 한번도 없었다.

이런 막강 권력은 김정일 정권의 2인자 장성택을 뛰어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2인자 최룡해의 생명도 오래가지 못했다.

불과 6개월도 안 돼 다시 상무위원 자리를 황병서에게 내주고 정치국 위원으로 물러났다.

작년 5월과 10월, 올해 4월까지 두 사람이 6개월마다 2인자 자리를 왔다갔다 한 것이다.

김 제1위원장이 2인자를 두고 이같은 시소게임을 즐기는 데는 고모부이자 김정일 체제와 김정은 체제의 2인자였던 장성택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장성택이 김정일 후계체제부터 김정은 체제 출범까지 전 기간 최고지도자의 신임을 바탕으로 막강한 2인자로 활약했으나 결국 자신의 권력을 노린 '배신자'로 처형했다.

하지만 이들의 지위가 바뀌었다고 해서 결코 두 사람의 영향력과 역할에 큰 변화가 있다고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2인자가 황병서와 최룡해 두 사람 사이에서 왔다갔다했다는 것은 어느 한사람에 권력이 쏠리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뿐 이들에 대한 김정은 제1위원장의 신임과 의존도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또 최룡해가 비록 상무위원 자리에서 물러났으나 박봉주 총리 다음에 호명되고 노동당 비서 중 서열이 제일 앞서 있는데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시찰에도 자주 동행하고 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장성택 숙청을 거치면서 최고지도자에 필적할만한 2인자를 배격하려는 것 같다"며 "황병서가 권력서열 2위에 올랐다고 하더라도 다시 재편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북소식통도 "최룡해는 김정은 정권의 대내외 정책 등 국정운영 전반에 깊숙이 관여하는 핵심인물"이라며 "그가 비록 상무위원에서 물러났다고 해도 그의 영향력이나 역할은 크게 줄어들게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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