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테이큰' 감독의 신작 '더 건맨'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영화 '더 건맨' 포스터에 가장 큰 글자로 박혀 있는 문구는 "'테이큰' 감독의 새로운 프로젝트"라는 것이다.
그만큼 이 영화를 선택하는 관객은 주연 배우 숀 펜, 조연 배우 하비에르 바르뎀보다도 영화 '테이큰'을 연출했던 피에르 모렐 감독에 대한 기대감을 품을 수 있다.
2008년 개봉한 프랑스 영화 '테이큰'은 할리우드로 친다면 대단치는 않은 제작비인 3천만 달러(약 327억 원)에 만들어져 그 7배가량의 수입을 벌어들이는 히트를 쳤다.
중년 배우 리암 니슨의 '원맨 액션'은 예상을 뛰어넘을 만큼 화끈했고 군더더기 없이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 연출력도 정형화된 할리우드 액션 블록버스터를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테이큰2', '테이큰3' 등 후속작 두 편이 나왔지만, 모두 모렐 감독의 손에서 탄생하지는 않았기에 '더 건맨'을 '테이큰'의 진짜 후속편으로 기대하는 관객이 많을 법하다.
실제로 '더 건맨'에는 '테이큰'과 비슷한 설정이 많다.
연기파 중년 배우 숀 펜(54)이 삶의 고뇌를 떠안은 전직 특수부대원으로 분해 소중한 누군가를 지키려 원치 않는 싸움을 펼친다는 '원맨 액션'이 영화의 큰 줄기를 이룬다.
유럽 도시의 골목골목에서 펼쳐지는 속도감 높은 액션이 주는 재미도 여전하다. 뤼크 베송 사단에서 촬영감독으로 영화계에 입문한 모렐 감독의 영상은 '테이큰'보다 화려해졌다.
그러나 '더 건맨'의 약점은 줄거리는 복잡해졌으되 구성은 헐거워졌다는 점이다.
'테이큰'은 은퇴한 정보요원이 딸을 납치한 이름 모를 범죄 조직을 홀로 추적한다는 단순한 줄거리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은 채 쭉 뻗어나간 점이 액션 영화로서 힘과 속도감을 키우는 장점이 됐다.
그와 비교해 '더 건맨'은 아프리카의 정치적 혼란과 서방 인도주의의 두 얼굴, 조직의 일원에게 남는 후유증, 사랑과 배신이라는 인간 본성 등 여러 갈래의 실을 풀어놓고 이를 깔끔하게 짜내지 못했다.
이 때문에 탄탄한 직물이 완성됐다면 빛났을 수도 있었던 소재들이 지나쳤다는 인상을 준다.
그럼에도 어디선가 본 듯하다는 기시감과 대놓고 남성적인 땀 냄새를 이겨낸다면, 깊이 있는 연기로 전 세계 관객의 심금을 울렸던 숀 펜의 연기 변신과 근육질 몸매, 멋진 유럽 도시의 풍광을 배경으로 한 피 튀기는 액션만으로도 크게 실망할 일은 없다.
짐 테리어(숀 펜)는 아프리카에서 비정부기구(NGO)를 경호하는 본업 외에 광물 산업과 관련된 비밀 작전을 수행하는 전직 특수부대원이다.
그에게는 NGO에서 일하는 연인 애니(자스민 트린카)가 있지만, 비밀 작전을 설계하고 전달하는 펠릭스(하비에르 바르뎀)로부터 지령을 받아 임무를 수행하고 나서 애니에게 아무런 말 없이 사라진다.
8년 후 새로운 삶을 살던 짐은 괴한의 습격을 받고 예전 임무와 관련돼 있음을 직감한다.
15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상영시간 1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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