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중학 역사 교과서 '임나' 어떻게 기술했나
8종 중 4종에 표기…극우 2종 '임나일본부설' 맥락서 기술
(도쿄=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6일 검정을 통과한 새 일본 중학교 역사교과서 8종 중 4종에서 '임나(任那)'라는 기술이 등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이쿠호샤(育鵬社)와 지유샤(自由社) 등 2개 극우 성향 출판사가 역사 왜곡의 소지가 큰 기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정을 통과한 일본 역사 교과서 중 기존 채택률(2012년도 기준) 0.1%인 지유샤는 "고구려의 광개토대왕 비문에는 야마토(大和) 조정의 세력이 백제, 신라를 복속시켜 고구려를 위협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며 "이 시기 야마토 조정은 한반도 남부의 임나에 일본부를 설치해 영향력을 가졌다"고 기술했다.
'지배'라는 표현을 쓰진 않았지만 임나일본부를 직접 거론했다는 점에서 가장 문제가 심각한 기술로 평가된다.
또 채택률 3.7%인 이쿠호샤의 새 교과서는 "4세기 말 조선반도에는 (중략) 남부에 임나(가라·가야)라고 불리는 지역이 있어, 복수의 작은 국가가 존재했다"며 "우리 나라는 임나에 대해 영향력을 갖게 됐다"고 기술했다.
그러나 채택률이 낮은 이들 극우 성향 교과서를 제외하고는, 임나일본부설의 맥락에서 기술한 교과서는 없었다.
채택률이 가장 높은 도쿄서적(52.8%)의 경우 "야마토 정권은 백제와 가야 지역(임나) 국가들과 연계해 고구려, 신라와 싸운 기록이 있다"며 괄호 안에 '임나'를 병기했지만 일본의 영향 아래 있었다는 기술은 하지 않았다.
채택률이 12.6%인 일본문교출판은 "가야(가라, 임나) 지방의 작은 나라들은 야마토 왕권과의 연계를 이용해 신라, 고구려에 대항했다"며 역시 괄호 안에 임나를 병기했다.
또 교육출판은 '가야제국', 시미즈(淸水) 서원은 '가야', 제국출판은 '가라(가야)' 등으로 각각 표기했다.
이 같은 기술 경향은 직전인 2011년 검정을 통과한 현행 중학 교과서들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임나는 일본에서 넓은 의미로는 4∼6세기 한반도 남부에서 신라와 백제에 속하지 않았던 지역을 통칭하는 용어다. 좁은 의미에서 경남 김해지역에 있었던 금관가야를 지칭한다.
일본 학계에서는 일본이 4세기 가야 지역에 임나일본부(任那日本府)라는 기관을 설치, 6세기 중반까지 직접 지배하였다는 주장이 제기돼 역사를 왜곡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대전 유성생명과학고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윤세병 교사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지유샤의 역사 왜곡이 심각하다"고 지적한 뒤 다른 교과서의 임나 표기에 대해서도 "일본에서 '임나'라는 표현을 쓴다고 치더라도 교과서에는 보편적으로 쓰이며 국제화한 용어인 '가야'로 기재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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