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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파이크 리 감독 (AP=연합뉴스 자료사진) |
스파이크 리, 시카고 총기폭력 실태 다룬 영화 제작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의 유명 흑인 영화감독 스파이크 리(58)가 시카고 남부의 총기 폭력 실태를 고발하기 위한 영화 제작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카고 트리뷴은 9일(현지시간) 연예전문 매체 '더 랩'(The Wrap)을 인용해 리 감독이 아마존 스튜디오스와 함께 새 영화 '시라크'(Chiraq)를 기획하고 현재 새뮤얼 L.잭슨, 카니예 웨스트, 제레미 피븐, 래퍼 커먼 등을 섭외 중이라고 전했다.
'시라크'는 총기 폭력이 만연한 시카고 남부 흑인 밀집지역을 총탄이 쏟아지는 이라크 전쟁터에 비유한 말이다.
이처럼 극단적인 표현은 주민들 사이에 찬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일부 주민들은 리 감독의 새 영화가 정치인들과 경찰 당국마저 손을 놓은 시카고 남부의 뿌리 깊은 총기 폭력 실태에 관심을 모으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반색했다.
반면 또다른 주민들은 "일부 지역에 몰려있는 범죄를 부각시켜 전반적 도시 이미지를 훼손해서는 안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시카고는 미국의 3대 도시이자 아름다운 건축의 도시라는 명성 이면에 흑백 분리와 총기 폭력범죄로 얼룩진 그림자를 갖고 있다.
미국에서 인종별 거주지 분리 현상이 가장 심한 도시로 지적받는 시카고는 폭력범죄 발생률 면에서도 지역 간 극명한 차이를 드러낸다.
예일대학교 사회학과 앤드류 파파크리스토스 교수는 48년에 걸친 연구 논문에서 흑인 저소득층이 밀집해있는 시카고 남부의 살인율이 북부의 안정적 중산층 거주지에 비해 20배나 더 높다고 밝힌 바 있다.
트리뷴은 리 감독이 지난 1월 시카고 남부 '세인트 사비나' 성당의 마이클 플레저 신부를 만나 영화 제작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플레저 신부는 리 감독이 폭력 사건 관계자, 총기 범죄 다발 지역의 학교장들, 총기 사고 피해자 가족 등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인터뷰했다고 밝혔다.
미국 사회의 인종차별과 흑인 정체성 문제에 천착해 온 리 감독은 '똑바로 살아라'(1989), '정글의 열기'(1991), '말콤 엑스'(1992) 등 수많은 작품을 만들었으며 2013년에는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를 리메이크해 개봉하기도 했다.
리 감독은 오는 16일부터 19일까지 열리는 '시카고 국제 영화·음악 페스티벌'(CIMMfest)을 찾는다. 그는 18일 오후 8시와 10시 30분, '시티 와이너리'에서 자신의 작품과 일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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