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동네타임즈 이영진 기자] 이번 주말에는 연극에서 뮤지컬, 클래식 공연에서 오페라까지 가지각색의 굵직한 공연이 여럿이다. 취향대로 골라볼 만한 괜찮은 공연 네 가지를 소개한다.
◇ 뮤지컬 '영웅'…믿고 보는 배우 정성화, '안중근'으로 귀환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을 맞아 지난 2009년 초연한 대작이다. 1909년 안 의사가 하얼빈 기차역에서 일제 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저격한 거사를 중심으로 안 의사의 일대기를 극적이면서도 장엄한 무대와 아름다운 음악에 담아낸다.
묵직한 소재지만 마냥 무겁지 않고, 무겁지 않지만 깊이가 있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탁월한 가창력과 연기력으로 '믿고 보는 배우' 정성화가 안 의사 역으로 3년 만에 복귀한다.
초연 이후 여러 차례 안 의사 역을 연기한데다가 지난 3년 사이 '레 미제라블', '라카지' 등으로 한층 성장한 기량을 보여주고 있어 보다 원숙해진 '영웅'이 기대되고 있다.
청소년이나 중장년층, 가족이 함께 보기에도 손색없는 공연이다.
공연은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관람료는 6만∼12만원. 문의 ☎ 1544-1555.
◇ 셰익스피어 비극의 정수, 연극 '리어왕'
셰익스피어 4대 비극 가운데서도 가장 심오하고 진지한 것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양질의 작품을 소개해온 명동예술극장의 올해 첫 제작공연이다.
리어왕이 두 딸에게 배신당해 폭풍우 치는 황야로 쫓겨나 분노로 미쳐가다 결국 죽는다는 이야기다. 줄거리는 단순하지만 복잡한 인간관계와 갈등을 그리고 그 안에서 빈부격차, 세대문제, 노인문제, 가정과 국가, 자연과 운명 등 시공간을 초월한 인간사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집약한다.
'살아있는 이중생 각하', '황금용', '못생긴 남자' 등으로 각종 연극상에서 작품상과 연출상을 휩쓴 한국의 대표적 연출가, 윤광진이 연출한다.
'리어'는 세계적인 연출가 피터 브룩의 '마하바라타' 등 유럽과 미국 무대에서 유명 연출가들과 작업했던 배우 장두이가 연기한다. 장두이는 국내에서만 '리어왕' 출연이 세번째로, 깊이 있는 해석이 기대되고 있다.
공연은 명동예술극장. 관람료는 2만∼5만원. 문의 ☎ 1644-2003.
◇ 대만의 '신성' 바이올리니스트 레이 첸, 첫 내한공연
레이 첸은 탁월한 실력과 훈훈한 외모로 예술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것으로 평가받는 바이올리니스트다.
2008년 예후디 메뉴인 콩쿠르에 이어 2009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을 거머쥔 실력파로, 전 세계적으로 가장 주목받는 젊은 음악가 중 한 명이다.
바이올린 거장 막심 벤게로프는 그를 "아름답고 젊은 음색과 활력을 가진 매우 순수한 음악인이며 바이올리니스트에게 필요한 모든 기량을 갖고 있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내한공연은 이번이 처음으로, 19일과 21일 연주한다.
모차르트, 베토벤, 브람스 소나타를 비롯해 슈베르트, 스트라빈스키, 패트르, 라벨을 들려준다.
공연은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관람료는 5만∼9만원. 문의 ☎ 02-541-3183.
◇국립오페라단 '후궁으로부터의 도주'…초심자도 즐길만한 작품
국립오페라단이 1962년 창단 이래 한번도 도전하지 않았던 작품이다.
모차르트가 작곡한 최초의 독일 오페라로, 연극처럼 음악 없이 대사를 하는 것이 특징이다. 해적에게 납치돼 터키로 팔려간 약혼자를 구하기 위해 '후궁(이슬람 세계 여성들의 거처인 하렘)'에 잠입한 주인공의 모험과 사랑을 다룬다.
오페라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익숙한 '마술피리'의 '밤의 여왕' 아리아를 능가하는 고음을 요구하는 고난도 테크닉이 백미다.
속도감 있는 전개로 지루할 틈이 없는데다 처음부터 끝까지 노래만 하는 것이 아니라 대사 등 연극적 요소가 많고, 현대적인 감각을 적용한 연출로 오페라 초심자들도 재미있게 볼만하다.
공연장도 일반적으로 오페라를 올리는 대극장이 아니라 중극장이어서 좀 더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다.
공연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관람료는 2만∼8만원. 문의 ☎ 02-586-5282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