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뉴질랜드·미국 합작 中외교통신 해킹계획 우려"
(웰링턴 신화=연합뉴스) 중국은 19일(현지시간) 뉴질랜드와 미국 첩보기관들이 뉴질랜드의 중국 외교기관 간 데이터 통신선을 해킹할 계획이었다는 보도에 우려를 표명했다.
이날 뉴질랜드 일간 헤럴드는 미 국가안보국(NSA) 내부고발자 에드워드 스노든이 폭로한 자료에 이 같은 계획이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뉴질랜드 통신보안국(GCSB)과 미 국가안보국이 합작한 이 계획은 뉴질랜드 수도 오클랜드의 중국 영사부와 비자 발급청 간 데이터 송수신을 도청하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뉴질랜드 GCSB는 데이터 통신선을 찾아냈고 미 NSA와 협력해 이 통신선을 중국의 컴퓨터 시스템에 접속하는 데 활용하기로 합의했다고 헤럴드는 전했다.
스노든 자료에는 이 도청계획이 GCBS측에서는 '프로스트바이트'(Frostbite·동상·凍傷)로, NSA측에서는 가공의 첩보원 제임스 본드가 마셨다는 버번위스키 '바실헤이든'(Basilhayden)이라는 암호로 각각 명명된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이 자료는 또 GCSB가 NSA의 정예 해커팀과 함께 작업했다고 폭로했다. '맞춤형 접근 공작부'(Tailored Access Operations division)으로 명명된 미측 해커팀은 목표로 삼은 컴퓨터 시스템을 무력화하고 스파이웨어(다른 사람의 컴퓨터에 침입, 중요 개인정보를 빼가는 소프트웨어)를 이식하는 전문팀이라고 신문은 보도했다.
2013년 NSA 자료 중 하나에는 GCBS가 감시해 온 국가 리스트 중 최상위에 중국이 있었다. GCBS는 "미국이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 국가에 NSA가 접근할 수 있도록 해줬다"고 이 자료는 밝혔다.
그러나 이 계획이 실행됐는지는 불분명하다. 스노든이 대량의 비밀자료를 갖고 NSA에서 이탈하면서 계획 중단이 검토됐기 때문이다.
뉴질랜드 주재 중국 대사관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헤럴드 보도에 우려를 표명하고 사이버 보안을 크게 중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명은 "우리는 안보상 이익을 철저히 수호하면서 구체적인 조치로써 사이버·정보 안전을 계속 보장할 것"이라며 "현재 사이버 공간은 혼란과 불확실성으로 점철돼 있다. 중국은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고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사이버상 행동규범을 만들 것을 제의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존 키 뉴질랜드 총리의 대변인은 스노든 절취 자료에 근거한 주장에 대응하지 않겠다며 GCBS가 국가 안보와 국내외 뉴질랜드인의 안정에 기여해 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야당인 녹색당은 키 총리 정부가 뉴질랜드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관계를 하찮은 이유로 위험에 빠뜨렸다며 "오클랜드에서 중국 외교통신을 도청하기 위해 국제합의를 깨뜨리는 것은 무모한 짓이다. 그런 행위는 뉴질랜드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성명에서 비판했다.
러셀 노만 녹색당 공동대표는 "우리가 자발적으로 중국을 도청했는가? 그럴 가능성은 없다. 그렇다면 왜 뉴질랜드가 미국을 위해 첩보활동을 했는가?"고 이 성명에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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