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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 키덜트 엑스포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26일 오후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15 키덜트 엑스포'를 찾은 한 관람객이 영화 스타워즈에 등장한 다스베이더 모형을 사진찍고 있다. 2015.3.26 jieunlee@yna.co.kr |
<빅데이터 돋보기> 돈 있는 어른의 '화끈한 취미생활'
다음소프트, 키덜트 문화 빅데이터 분석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수개월 치 월급을 꼬박 모아도 사기 버거운 장난감이 있다. 주인공은 2007년 출시된 레고 10179 밀레니엄 팔콘.
한 온라인 쇼핑 사이트에는 이 제품을 630만 원에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와 있다. 출시 당시 가격은 500 달러(약 54만 원)였으나 단종 후 가격이 치솟았다.
장난감이 아이들의 영역에만 머물러 있던 시절은 갔다. 돈을 버는 어른들이 장난감을 수집하는 문화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른바 '키덜트' 문화다.
키덜트는 어린이(kid)와 어른(adult)의 합성어로, 어린이의 취향을 추구하는 어른을 지칭한다.
키덜트 문화 확산에 힘입어 지난해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키덜트와 관련된 글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업체 다음소프트는 '키덜트'를 포함한 트위터 글 3만 8천489건과 블로그 글 1만 7천697건을 분석한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지난해 SNS에서 키덜트는 2만 1천460번이나 언급됐다. 전년(7천476번)과 비교하면 3배로 증가했다.
올해 언급된 횟수는 1만 6천546건. 한 해의 반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언급량은 벌써 작년의 절반을 넘어섰다.
어린이와 어린이의 취향을 좋아하는 어른의 가장 큰 차이는 구매력에 있다.
어린이는 부모가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만 장난감을 살 수 있지만, 돈을 버는 어른이라면 상황이 다르다. 돈을 얼마를 쓰든 본인의 선택이다.
SNS에서도 키덜트 제품을 '사고 싶다'나 '갖고 싶다'는 표현보다 '모으다', '사다', '갖다'는 표현이 더 많이 등장한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올해만 봐도 그렇다. 키덜트 제품을 '사고 싶다'나 '갖고 싶다'는 표현은 현재까지 615번 등장했으나, '모으다', '사다', '갖다'는 표현은 1천864번 나타났다.
키덜트 제품을 '사다', '모으다', '갖다'는 표현이 확 늘어난 것도 지난해부터다.
2014년 키덜트를 '모으다'라는 표현은 1천154번 등장해 전년보다 2.7배로 늘어났다. '키덜트를 사다/갖다'는 표현은 2.6배 증가한 2천413번 나타났다.
키덜트 제품 가운데 가장 많이 언급된 것은 피규어(모형 장난감)다. 2014년 기준 키덜트와 함께 피규어를 언급한 횟수는 3천108건으로 집계됐다.
아이들이 갖고 노는 인형과 달리 피규어는 캐릭터의 세세한 부분까지 구체적으로 잡아낸다.
'피규어를 사다'라는 표현은 2011년 1만 1천608번, 2012년 2만 377번, 2013년 4만 4천386번, 2014년 8만 4천582건씩 등장해 매년 2배로 증가했다.
가장 많이 언급된 피규어는 레고다. 레고는 2011년부터 지금까지 부동의 1위였다. 레고 언급량은 2011년 619건에서 지난해 3천640건으로 6배로 늘었다.
2011∼2012년에는 레고에 이어 스타워즈가 2위를 차지했으나, 2013∼2014년에는 디즈니가 치고 올라왔다.
키덜트가 피규어에 꽂히는 이유는 뭘까. 바로 정교함에 답이 있다는 게 다음소프트의 분석이다.
SNS에서도 피규어를 언급할 때 질이 좋다는 뜻의'고 퀄리티', '고퀄'이라는 표현이 자주 쓰였다. 지난해 언급량은 2천517건으로 전년보다 3.4배로 증가했다.
최재원 다음소프트 이사는 "키덜트의 감성이 사회 전반적으로 퍼지면서 '슈퍼마리오'(맥도날드), '무민'(던킨도너츠)' 등 캐릭터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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