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환율 900원 붕괴> 수출 中企 '직격탄'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 원·엔 환율이 100엔당 900원대까지 붕괴되자 수출에 주력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은 직격탄을 맞게 됐다.
이미 중소기업계가 마지노선으로 잡고 있는 100엔당 1,014원대를 뚫고 내려와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상태에서 '엎친데 덮친 격'이 됐기 때문이다.
대부분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달리 결제통화 다변화나 해외생산기지 확보 등 환율 위험 관리 능력이 미흡하기 때문에 환율 변화에 따른 환차손과 가격경쟁력 저하 등을 피하기 어렵다.
생산·물류·재고 관리 등을 탄력 있게 운용하기 어렵고 자금력이 떨어져 환율 변동에 따른 융통성 있는 단가 조정도 쉽지 않은 형편이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국내 수출 기업 453개(대기업 126곳, 중소·중견기업 327곳)를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결과에 따르면 최근 원·엔 환율 변동에 따른 수출액 감소가 중소기업(5.6%↓)이 대기업(1.8%↓)보다 훨씬 심각했다.
산업별로는 일본과 수출 경합이 높은 기계류(8.7% 감소)와 일본 수출 비중이 높은 문화콘텐츠(6.7% 감소), 석유화학(6.3% 감소), 선박(4.7% 감소) 등이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미 일본업체와의 경쟁이 심한 자동차·철강·금속·기계 등 수출 제조업종 관련 기업은 가격 경쟁력 유지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일본 수출 비중이 큰 금형업체의 한 관계자는 "엔저에 따른 채산성 악화로 우리나라 금형업계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엔저현상이 계속될 경우 수출 경쟁력이 전반적으로 악화돼 일본은 물론 전 세계 금형수출에 악영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연구원은 엔저 영향에 대한 최근 보고서에서 "일본산 소재부품의 가격 하락으로 중국기업의 가격경쟁력이 상승해 국내 수출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엔저발 나비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며 중국시장에서 국내 소재부품의 시장점유율 감소와 완제품 시장에서 중국·일본 기업 가격경쟁력 상승 등을 전망했다.
더구나 최근의 원화 절상폭이 예상보다 가파른데다, 엔저 현상에 대응할 마땅한 수단도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환율 변동에 따른 채산성 악화에 대한 우려는 깊어지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수출 중소기업 75곳이 꼽은 손익분기점 환율은 100엔당 1014.15원이었다.
엔저 현상에 대한 대응 방법으로 중기연구원은 물류비 절감·공정축소 등 생산성 향상을 통한 수출 가격경쟁력 제고와 결제통화 재조정·수출지역 다변화 등의 전략적 대응 모색 등을 제시했다.
중소 수출기업의 비가격 경쟁력 확보·업종별 수출시장 다변화 지원과 일본 수출 중소기업 대상 '환위험관리시스템 운영' 추진 등 정부 지원 대책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중기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도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곳과는 달리 수출 초기기업이나 소규모 기업 등은 이같은 환율 변동에 대비하기 어렵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무역보험공사의 환변동보험을 비롯한 정부지원을 수출 초기기업 등에는 선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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