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새재에 '아리랑 기념비·옛길보존 기념비' 제막(종합)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4-23 16:26:07
  • -
  • +
  • 인쇄
문경시, 문화재위 심의 피하려 위치 옮겨 설치
△ 문경새재아리랑비 (문경=연합뉴스) 경북 문경시가 23일 문경새재도립공원 입구에 세운 문경새재아리랑비. 2015.4.23 << 문경시 >> sds123@yna.co.kr

문경새재에 '아리랑 기념비·옛길보존 기념비' 제막(종합)

문경시, 문화재위 심의 피하려 위치 옮겨 설치



(문경=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경북 문경시가 23일 문경새재 도립공원 입구에 '아리랑 기념비'와 '옛길 보존 기념비'를 세우고 제막식을 열었다.

이 기념비는 문경새재관리사무소 인근 길 사이에 설치했다.

애초 문경시는 문경새재 옛길 입구와 1관문 인근에 기념비를 각각 세우기로 했다.

그러나 두 곳 모두 문화재구역이어서 설치에 어려움이 많았다.

문경새재는 시설물을 옮기거나 설치할 경우 현상변경 허가를 거쳐야 하는 국가지정문화재인 명승이다.

문경시는 올해 2월 문화재청을 거쳐 문화재위원회에 비석 건립 허가를 신청했으나 승인을 얻지 못했다.

문화재위원회는 "기념비 건립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비석 규모가 지나치게 커 주변 경관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부결 이유를 밝혔다.

이미 허가에 대비해 비석을 만들어 놓은 문경시는 비석을 다시 만들 수도 없어 난감한 상황이었다.

아리랑 기념비는 받침석을 포함해 높이 5.1m의 화강석, 옛길 보존 기념비는 받침석을 포함해 높이 6.4m의 화강석으로 만들었다.

문경시는 문화재위원을 설득하는 방안을 고려하다가 문화재위원회 심의가 필요 없는 문화재구역 밖으로 아예 옮기기로 했다.

결국 시가 선택한 곳은 문경새재 옛길과 가깝고 관광객이 많이 다니는 문경새재관리사무소 인근이다.

기념비 두 개를 세운 이유는 문경새재가 옛길과 아리랑을 상징한다고 판단해서다.

시는 문경새재 길을 흙길 형태로 보존해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이 길은 1978년 11월 문경새재를 방문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새재 길을 포장해달라는 경북도지사 건의를 뿌리친 일화로 유명하다.

박 전 대통령은 "새재 안에 버스나 승용차가 들어가면 보존 관리가 어려울 것이니 관문 밖을 포장해 그 주변에 정류장을 만들어 주차하도록 하고 일대를 도립공원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새재 길은 1관문에서 3관문까지 차 통행을 지금까지 금지하고 있다.

이 덕에 문경새재는 청정한 자연을 간직하고 있고 옛길이 잘 보존돼 있다.

또 시는 문경새재가 오래전부터 서울과 영남지방을 잇는 연결로로 아리랑고개 원조라 여기고 있다.

문경새재가 고갯길 대명사로 알려지며 각종 아리랑 가사에 등장하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특히 조선시대 말 경복궁 중건 때 전국에서 모인 일꾼들이 문경아리랑을 불러 아리랑이 퍼졌다는 설을 내세우고 있다.

문경시는 이런 유래를 두 비석에 담았다.

엄원식 문경시 문화재계장은 "옛길보존비와 아리랑비는 관광객에게 새재를 기억할 수 있는 상징물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