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차세대 전투기 사업 '빨간불'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4-25 11: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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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스·레이더 성능서 미국에 뒤져…엔진 개발 못해

러시아 차세대 전투기 사업 '빨간불'

스텔스·레이더 성능서 미국에 뒤져…엔진 개발 못해



(서울=연합뉴스) 지일우 기자 = 러시아가 미국의 제5세대 전투기인 F-22 랩터에 맞서기 위해 야심차게 준비해온 차세대 전투기 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러시아 월간 '소베르센노 세크레트노'(이하 세크레트노)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크레트노는 이달초 러시아 국방부가 다음 달 9일 전승기념일 축하 비행단에 5세대, 최신예 전투기인 수호이사의 T-50(PAK FA)을 '안전 문제상' 제외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이 잡지는 T-50이 정부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해 모스크바 '붉은광장' 상공 비행이 금지됐다면서 이는 전투기가 사실상 준비가 안 됐으며 내년으로 예정된 양산 체제 돌입 계획도 무산될 위기에 놓여 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5세대 전투기 사업 구상은 옛 소련시절인 1981년 확정된 것으로, 현재 주력기인 수호이(Su)-27과 미그(Mig)-31을 대체해 장거리 요격작전을 수행하기 위한 것이다. 러시아가 현재 운용 중인 4.5세대 최신예기인 Su-35 보다도 급이 높다.

이를 위해 육안으로나 레이더, 열 및 전자기 분광기로도 탐지가 어려워야 하는 것은 물론 기동성이 높고 공중전에서 비전통적 전술도 적용할 수 있도록 요구됐다. 이와 함께 다목적 기능을 수행하고 높은 고도에서도 공중·지상·해상의 목표물을 명중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수호이 측은 "이 다목적 전투기는 400m 정도의 활주로만 있으면 이착륙이 가능하고 시속 2천100km 속도에 5천500km를 비행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면서 "양산체제에 들어가면 미국의 차세대 전투기인 F-22 랩터와 충분히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세크레트노는 일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산 차세대 전투기가 미국산보다 스텔스 기능과 전자장비의 성능에서 뒤지며 적기를 식별해야 할 레이더 등에도 약점이 있다고 전했다.

이 잡지는 특히 T-50이 아직 자체 엔진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러시아 기술자들이 아직 엔진 과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새로운 엔진을 개발하지 못하면 작전요구성능을 맞출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로는 기존 전투기에 사용되는 '과도기적' 엔진을 장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러시아 기술자들에게 F-22 랩터를 따라잡는 과제는 경제적으로나 환경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지극히 어려운 문제라면서 차세대 전투기가 본격 등장하려면 최대 10년 이상 더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리 보리소프 러시아 국방장관은 지난 3월 초 당초 2020년까지 52대를 획득하려던 차세대 전투기 정부구매 계획을 철회하고 12대만 구입한다고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 50억 달러(약 5조4천억 원)의 투자를 약속했던 인도 역시 비싼 가격과 엔진 부재, 그리고 러시아의 관련 정보 비공개 등에 불만을 터뜨리면서 이 프로젝트에 대한 재정지원 중단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이 잡지는 덧붙였다.

◇T-50(PAK FA) 개발 약사

러시아의 5세대 전투기 사업 구상은 옛 소련시절인 1981년 확정됐다. 현재에도 주력기인 Su-27과 Mig-31을 대체해 장거리 요격작전을 수행하기 위한 것이다.

1981년 당시 양산체제 돌입 목표 연도는 1989년이었지만 이 계획은 소련의 붕괴로 10년 동안 잊혀졌다. 그러다가 1999년 수호이사가 이 사업에 다시 착수했고 그 3년 후인 2002년 러시아의 학자들과 기술자들이 공식 참여하면서 본격 재개됐다.

2004년 이 프로젝트에 '차세대 최전선 항공기'(PAK FA)라는 공식 명칭이 붙었으며 2010년 1월 29일 첫 시험비행이 이뤄졌다. 이어 이듬해 3월3일 T-50에 장착될 '과도기적' 엔진을 탑재한 2차 시제기도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시험비행 후 착륙한 뒤 화재로 전소하는 사고도 있었지만, 러시아 당국은 원인에 대해서는 여전히 함구하고 있다.

현존하는 첫 번째이자 유일한 5세대 전투기인 미국의 F-22 랩터는 1981년 처음 구상돼 2003년에야 시제품 제작에 들어갔다. 정확한 가격은 비밀이지만, 일부 언론에 따르면 대당 1억5천만 달러(약 1천620억 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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