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산별노총, 월가 대형은행들의 '황금 낙하산' 관행 막는다
씨티 그룹이 첫 목표…공직 '회전문 인사' 관행도 견제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 월가 초대형 은행의 공직 '회전문 인사' 관행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 최대 노동조합이 행동에 나섰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 보도했다.
FT에 의하면 산별노조총연맹(AFL-CIO)은 초대형 은행 경영자가 공직으로 옮길 때 혜택받아온 '황금 낙하산(golden parachutes)' 관행을 없애는데 나선다.
황금 낙하산은 기업 인수·합병으로 경영진이 임기 전 사임하는데 대비해 거액의 퇴직금과 저가에 의한 주식 매입권, 그리고 일정 기간 보수와 보너스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신분 보장 측면에서 사전에 고용 계약에 포함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이것이 경영자 해임을 어렵게 하고, 무능해도 과도한 혜택을 주게 하는 부작용이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모두 940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AFL-CIO는 오는 28일의 씨티 그룹 주주총회에 첫 도전장을 낸다고 FT는 전했다.
AFL-CIO의 히더 코르조 투자국장은 FT에 "능력 있는 중역이 (공직으로) 떠나는데 엄청난 돈을 주는 것은 주주 이익에 반한다"면서 이는 공직 회전문 인사 관행도 부추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연맹은 이와 관련해, 지난달 씨티 측에 공직 이동과 관련한 황금 낙하산 관행을 자세히 설명하도록 요구했다고 FT는 전했다.
AFL-CIO는 씨티 외에 골드만 삭스, 모건 스탠리 및 JP 모건 체이스 주총총회에서도 이 문제를 따질 방침이라고 FT는 덧붙였다.
AFL-CIO가 특히 씨티를 압박하는 것은 미국의 제이콥 루 재무장관과 스탠리 피셔 연방준비제도 부의장, 그리고 마이클 프로먼 무역대표 등이 이곳 출신인 점도 작용했다고 FT는 분석했다.
워싱턴DC 소재 공공 감독 전문 비정부기구(NGO)인 프로젝트 온 거버먼트 오버사이트 관계자는 FT에 AFL-CIO가 주총 표결로 씨티 그룹 관행을 견제하지 못해도 "상징적 효과가 작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 의회에서도 황금 낙하산 관행에 대한 반대가 확산해왔음을 상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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