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종류 차를 동시에 탄다…아우디 A3 스포트백 e-트론
"한번 주유로 940㎞ 이동"…충전시설 미비가 제약 요소
(제주=연합뉴스) 고웅석 기자 = 시동이 켜져 있을 거라 생각지 못했다. 운전석에 앉아 무심코 기어 왼편에 있는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누르려다 이미 시동이 들어와 있는 상태라는 걸 깨달았다. 그제서야 '전기차를 탄다는 생각이 들 것'이라는 아우디 코리아 측 사전 설명에 수긍이 갔다.
올해 하반기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는 '아우디 A3 스포트백 e-트론'을 27일 오후 제주도 서북쪽 일대 96㎞ 구간에서 미리 타볼 기회를 가졌다.
제법 긴 차명에는 이 차량의 특징이 고스란히 담겼다. 아우디의 베스트셀링카인 A6에 비해 숫자가 작은 만큼 소형임을 뜻하는 `A3'에 차량 후미가 세단형과 다른 스포티한 모양의 해치백(hatch back)임을 알리는 '스포트백' 그리고 전기를 이용해 운행할 수 있음을 짐작케하는 'e-트론'이라는 낱말이 하나로 결합된 것이다.
A3 스포트백 e-트론은 아우디가 지난해 중순 유럽에서 판매하기 시작한 첫 번째 양산형 '플러그인(충전식)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운전대 오른편에 있는 'EV' 모드 버튼을 누르고 출발했다. EV 모드는 전기차로 주행하는 방식이다. 최대 50㎞까지 전기동력만으로 운행이 가능하다고 한다.
가솔린차와 달리 출발 반응이 반박자 정도 느리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차는 다이내믹하게 달려나갔다. 액셀러레이터를 꾹 누르자 금새 시속 100㎞를 넘나들었다. 일반 가솔린 엔진차와 다를 바 없을 정도로 가속이 붙는데도 전기모터로 주행하다보니 실내는 놀라울 정도로 조용했다.
배터리가 거의 소모됐을 즈음에는 '하이브리드 충전' 모드로 전환했다. 이 모드에서는 가솔린으로 차량이 움직이게 되고, 그러면서 배터리 충전도 이뤄진다. 어느 정도 배터리가 충전되면 다시 'EV' 모드로 바꿔 가솔린을 절약할 수 있다.아니면 아예 '오토(Auto)' 모드로 전환해 차량 스스로 전기와 가솔린을 알아서 쓰도록 할 수도 있다.
이처럼 전기차와 가솔린차가 하나로 결합되어 효율성을 극대화한 결과 믿기 힘들 정도로 높은 연비가 구현됐다. 한번 주유로 940㎞를 이동할 수 있다고 아우디 코리아 측은 전했다. 유럽기준 연비는 66.6㎞/ℓ라고 한다.
실제로 여러 모드를 바꿔가며 차량 시승을 하고 나서 운전대 앞 계기판을 보니 현 주행습관으로 100㎞당 5.3ℓ의 가솔린을 쓴다는 기록이 나왔다. 최대 50㎞까지 전기차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차량을 출퇴근용이나 쇼핑 등에 주로 쓴다면 아우디 측이 밝힌 연비의 구현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국내에 아직 충전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점은 이 차량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는데 제약 요소가 될 것으로 보였다. 3시간 45분(독일 기준)가량을 충전해야 전기모터만으로 50㎞를 갈 수 있으나 충전시설 접근이 어렵다면 가솔린으로 주행하면서 충전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차량의 국내 가격은 미정이다. 다만 독일 시장에서 3만7천90 유로(한화 4천400만원 상당)에 팔린다는 점으로 미뤄 그 정도 선에서 가격이 정해지지 않을까 짐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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