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교 다변화에 총력…인도·아세안에도 손짓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4-28 10:4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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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의존도 줄이기…핵 보유한 채 경제성장 노림수
△ 인도 뉴델리 외교부 청사에서 수슈마 스와라지 인도 외교장관(오른쪽)이 자국을 방문한 리수용 북한 외무상과 회의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2015.4.13

북한, 외교 다변화에 총력…인도·아세안에도 손짓

중국 의존도 줄이기…핵 보유한 채 경제성장 노림수



(서울=연합뉴스) 최선영 기자 = 북한이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와 봉쇄에서 벗어나려고 외교 다변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전통적인 대중국 외교는 외면한 채 국제기구와 연대를 강화하고 과거 불편했던 국가와의 관계 회복을 노리는 등 '문어발식 외교전'을 펼치고 있다.

핵과 인권 문제로 국제사회의 전방위 제재를 받는 상황에서 경제성장을 위해 외자 유치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북한은 최근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에 '공식 파트너십'을 요청해왔다고 말레이시아 외교부의 고위 관리가 지난 25일(현지시간) 밝혔다.

북한은 그동안 아세안 지역안보포럼(ARF) 회원국으로 이 포럼을 통해 아세안과 접촉해 왔다.

그러나 ARF는 정치·안보문제를 중점으로 다루는 만큼 북한은 아세안과 '공식 파트너십' 구축을 통해 외자유치 등 경제협력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아세안은 싱가포르 같은 경제발전을 이룬 국가뿐 아니라 석유 부국인 브루나이 그리고 말레이시아, 라오스,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미얀마 등 경제성장 가능성이 큰 아시아 국가들이어서 다변화 외교에 적격인 셈이다.

앞서 리수용 북한 외무상은 지난 13일 북한·인도 수교 42년만에 북한 외무상으로서는 처음으로 인도를 찾았다.

북한은 인도와 대립관계에 있는 파키스탄과 핵·미사일 등 군사협력을 강화하면서 인도와의 외교를 소홀히 해왔지만 본격적인 관계 회복에 나선 것이다.

인도는 브라질, 러시아, 중국 등 4개 브릭스(BRICs) 국가 중 최근 경제가 가장 활기를 띠고 급성장해 올해는 1999년 이후 처음으로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앞지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리 외무상은 42년 만의 인도 방문길에서 자존심을 접고 식량 지원을 요청해야 했고 인도 외교장관으로부터 파키스탄과의 군사렵력에 대한 우려를 들어야 했다.

그럼에도 일단 양국관계의 첫발을 내디딘 만큼 인도 외교장관의 방북을 적극 추진하는 등 인도와 파키스탄 양국 모두와 협력관계를 꾀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지난 22∼23일 인도네시아 반둥회의 기간 이란·인도네시아·베트남·짐바브웨 대통령과 이집트 총리, 베네수엘라 부통령 등 각국 수반들을 접촉하며 광폭 정상외교를 펼쳤다.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그 어떤 협력도 없다는 미국과 국제사회의 봉쇄 속에서 핵무기를 유지한 채 경제성장을 이루기 위해 다변화 외교로 탈출구를 찾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이 경제협력을 위한 외교 다변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데는 중국과의 '불협화음'도 큰 원인으로 보인다.

현재 북중관계가 껄그러운 배경에는 2013년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결의에 중국이 동참한 것도 있지만 장성택 처형이 더 크게 작용했다.

북한 입장에서 장성택 처형은 내부문제로 중국이 이를 못마땅해 하는 것은 '내정간섭'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가뜩이나 경제적 의존도가 심각한 상황에서 내부문제인 장성택 문제로 갈등을 빚자 더 이상 방치하지 않으려는 속내로 보인다.

반둥회의에서 예전 같으면 당연히 만났을 김 상임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회동이 불발된 데서 여전히 중국 지도부에 대한 북한의 반감을 엿볼 수 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다변화 외교를 하는 것은 중국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불편한 심기가 작용한 것"이라며 "그러나 핵문제 등으로 고립된 상황에서 외교 다변화가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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