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강의실을 미술관으로…성신여대 '캠퍼스뮤지엄'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대학생들이 수업받는 강의실에 화가의 대표작품을 전시해 미술을 향유하게끔 하는 '아트 프로젝트'가 처음으로 시작됐다.
심화진 성신여대 총장은 2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마니프조직위원회와 함께 대학교 강의실을 한 미술작가의 개인 미술관으로 꾸미는 '아트 인 더 캠퍼스 뮤지엄'(Art in the Campus Museum)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작가의 신작과 이전 작품 등을 강의실 벽과 복도 등에 설치해 학생들이 오갈 때 자연스럽게 미술을 접하도록 하는 것이다.
성신여대는 서울 미아동에 있는 운정그린캠퍼스 강의실에서 이같은 미술 향유 프로젝트를 실시하고자 서양화, 한국화, 조각 분야 원로작가 11명을 초대했다.
이렇게 하면 여러 개인 미술관이 한꺼번에 생기는 셈이어서 '캠퍼스 뮤지엄 군집미술관'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미술관이 탄생한다고 학교 측은 설명했다.
성신여대는 앞으로도 강의실 미술관을 늘려나갈 계획이라며 "전 세계적으로도 전문 작가의 작품을 대학 강의실에 직접 전시한 예를 찾을 수 없는 만큼 이는 국내는 물론 세계 최초의 시도"라고 부연했다.
초대 작가는 1929년생 김영재·전뢰진부터 시작해 민경갑, 최만린, 제정자, 최예태, 유희영, 구자승, 전준, 류민자, 1949년생인 유휴열 작가에 이른다.
이날 자리를 함께한 민경갑 작가는 "대학에서 예술과목이 폐지되는 사태가 속출하는 가운데 이러한 움직임이 미술을 확산시키는 원동력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구자승 작가는 "이번 프로젝트는 대중과 미술의 거리를 좁히는 미술운동으로, 전국 대학에 확산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해당 강의실에는 작가를 소개하는 동판이 내걸리고, 그가 사용한 미술도구와 도록도 비치한다.
이들 작가 작품 총 100여점이 학생들과 만날 예정이며 5월14일부터는 교내 성신미술관에서 특별전도 6개월간 이어진다.
학교 측은 작품 소장, 보존, 관리를 맡게 되고 작가별로 디지털 전작도록(카탈로그 레조네) 제작을 지원하며 미술작품 감상과 작가 특강을 연계한 교양수업도 실시할 예정이다.
김영석 마니프조직위원회 대표는 "어느 노화가로부터 작품 관리나 상속문제 등으로 자신의 작품을 태워버리겠다는 얘기를 듣고 이러한 아이디어를 얻게 됐다"며 "앞으로 중진작가를 초대하고 기업 협력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심 총장은 "운정그린캠퍼스를 설계할 때부터 문화적 측면을 고려해 전시하기 좋은 공간으로 만든 만큼 학생들이 이를 여유롭게 향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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