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단체들, 초등 교과서 한자병기에 강력 '반발'
"사교육비·학습부담 늘려"…교육부 "어휘력 향상 등 도움"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한글 관련 단체들과 교사·학부모 모임이 교육부의 초등학교 교과서 한자병기 방침을 강력히 반대하고 나섰다.
한글문화연대, 한글학회, 전국국어교사모임 등 27개 단체는 1일 성균관대 600주년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교과서에 한자를 써넣는다고 인문사회적 소양이 저절로 길러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교육부에 교과서 한자병기 방침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교과서 한자병기 방침이 한자 사교육을 부추기고 학습부담만 늘릴 뿐, 새 교육과정이 지향하는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이나 학습부담 줄이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중국에서도 한자가 어려워 간체자를 만들어 쓰는데 우리나라에서만 옛 한자를 쓴다는 것은 역사를 거꾸로 돌리는 행위"라며 "한글전용교육 46년의 역사를 무시하고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하겠다는 것은 한자를 아는 식자층과 한자를 모르는 무식자층을 가르는 반민주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사교육비 부담도 크게 늘 것으로 우려했다.
단체들은 "한자 병기가 학생의 학습부담을 늘리고 사교육비까지 증가시킬 것"이라며 "중·고교에서 한문을 독립 교과로 배우기 때문에 초·중·고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끝으로 "교육부는 교과서 한자병기 정책 책임자를 처벌하고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한문담당연구팀은 교과서 한자병기 연구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해 9월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 총론의 주요사항을 발표하며 2018년부터 초등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자 병기가 사교육을 부채질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교육부는 사교육을 유발하지 않는 범위에서 초등학생 수준의 적정 한자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교육부는 초등학교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할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증대해왔다며 한자 병기가 학생들의 어휘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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