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김정은 방러 불발 양국 경협에 영향 안 줘"
경협 사령탑 극동개발부 장관 "대북 곡물 차관 논의 중"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러시아 승전 행사 불참이 양국의 경제협력과 관련한 합의들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러시아 극동개발부 장관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밝혔다.
알렉산드르 갈루슈카 극동개발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정은의 방러 불발과 관련 "이것이 절대 기존 (러-북 간 경제 협력) 합의들에 의문을 제기하게 하진 않을 것"이라며 "이는 전혀 다른 문제"라고 강조했다.
갈루슈카 장관은 러시아-북한 통상경제·과학기술협력 정부 간 위원회(경협위) 러측 위원장으로 양국 경제협력의 러측 실무사령탑이다.
크렘린궁은 앞서 이날 김 제1위원장이 다음달 9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는다며 북한이 외교 채널을 통해 이같은 결정을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
크렘린궁 공보실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한 정부 고위 인사도 참석하지 않으며 모스크바 주재 북한 대사가 사절로 참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갈루슈카 장관은 김정은의 방러 계획 취소가 러-북 합의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방증으로 러시아와 한국의 경제협력 관계를 거론했다.
그는 "한국 대통령도 모스크바 승전 기념행사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지만 (지난달 22일) 러시아 대표단이 서울을 방문했을 때 이틀 동안에 걸쳐 한국 정부 장관들, 기업인들과 밀도 있는 협상을 벌였으며 그 결과 2년 동안 중단됐던 한-러 통상·경제 협력 정부간 위원회를 재개하기로 합의했다"고 소개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러시아 승전 행사 불참과 관계없이 양국 경제 협력이 활기를 띠는 것과 마찬가지로 김정은 제1위원장의 방러 불발도 급진전돼온 러-북 경제협력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었다.
갈루슈카는 "승전 행사에 참석하는 것과 통상경제협력은 별개의 문제"라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 25~27일 평양에서 열린 제7차 러-북 경협위 회의에 참석하고 돌아온 갈루슈카는 이날 회의 결과를 소개하면서 북한에 대한 러시아의 곡물 차관 제공 문제도 논의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경협위에서 도달한 결론은 북한에 대한 곡물 지원이 차관 형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절대 무상원조가 될 수 없다는 점"이라며 이번 평양 방문에서 차관 제공에 필요한 서류들을 받았으며 러시아 재무부가 이를 평가해 차관 제공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갈루슈카는 리룡남 북한 대외경제상이 지난 2월 말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러시아 재무부 대표들과 만나 곡물 차관 문제를 논의했으며 이 때 재무부 관계자들이 차관 제공을 위해 필요한 서류가 무엇인지 북한 측에 상세히 설명했다면서 차관 수혜국의 경제 상황, 상환 능력 등에 대한 정보가 그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러시아가 북한에 요구한 자료는 차관 제공을 위해 다른 모든 나라에 요구하는 것과 똑같은 자료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올 연말까지 러시아로부터 밀 5만t을 장기 저리 차관 형식으로 제공받으려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갈루슈카 장관은 러-북 경제 협력의 기본 틀은 러시아의 투자에 대해 북한이 석탄, 철, 납, 나이오븀, 탄탈럼, 마그네사이트 등의 광물 자원 매장지 개발권을 주는 형식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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