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신생 좌파정당 포데모스 당 노선 싸고 내분
공동 창당인 사퇴…"당의 뿌리에 관심 기울여야"
(파리=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스페인 정계에 새 바람을 몰고 온 신생 좌파 정당인 '포데모스'(Podemos, 우리는 할 수 있다)가 당의 노선을 놓고 내분을 겪고 있다.
파블로 이글레시아스 포데모스 대표와 함께 포데모스를 공동 창당한 후안 카를로스 모네데로가 당의 노선이 의문스럽다면서 당직을 사퇴했다고 현지 일간지 엘파이스가 1일 보도했다.
모네데로는 전날 현지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포데모스가 가장 제대로 된 정당"이라면서도 "그러나 가끔 우리는 우리가 대체하고자 하는 정치인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포데모스는 어디로 가고 싶어하는지보다 어디서 시작했는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창당 초심으로 돌아갈 것을 촉구했다.
포데모스는 긴축 조치와 빈부 격차에 항의하면서 2011년 시작한 스페인의 '분노하라 시위'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시위 지도자들이 작년 1월 창당한 포데모스는 긴축 정책과 기성 정당의 부패를 비판하면서 단숨에 제도권 정당으로 발돋움했다.
포데모스는 창당 4개월 만에 치러진 작년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8%의 득표율로 5석을 확보했으며 이후 각종 선거 여론조사에서도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올해 말 예정된 총선을 앞두고 당 내부에서 노선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지지율을 더 끌어올리고 정권을 책임질 수 있는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주도록 온건한 정책을 취해야 한다는 주장과 포데모스의 기본인 긴축 정책 반대와 서민을 위한 정책에 주력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는 것이다.
포데모스는 그동안 이윤을 내는 기업에 해고를 금지하고 민간 병원을 국영으로 전환하며 최저임금을 크게 높일 것을 주장했다.
이를 두고 보수 언론과 기성 정당은 포데모스가 그리스의 급진좌파연합(시리자)과 같은 대중에 영합하는 급진 세력으로 묘사해왔다.
현지 라디오 카데나 세르의 최근 여론조사 결과 그동안 정당 지지율 1위를 달리던 포데모스는 17.9%로 4위에 그쳤다.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가 이끄는 집권 국민당(PP)이 22%로 1위에 올랐으며 제1야당인 사회노동당(PSOE)이 21%로 2위, 우파 신생정당인 '시우다다노스'(Ciudadanos, 시민)가 19.4%로 3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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